제3세계에 퍼지는 "잘 살아보세", 빈곤 해결책 조명

21일 경기도 성남 새마을운동중앙회 연수원에서 열린 '제1회 글로벌 새마을지도자대회'에서 정홍원 국무총리(왼쪽에서 네번째)를 비롯한 내·외빈들이 퍼즐 퍼포먼스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새마을중앙회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80분 거리에 있는 마을 '학사이'. 1100여명이 모여 사는 이곳은 1인당 연소득이 600달러에 불과한 가난한 마을이다. 하지만 주민들이 협심해 기반 인프라를 확충하고 옥수수 농사를 협업하면서 불과 몇년 만에 소득이 1700달러로 뛰었다. 주민들은 옥수수 1t당 120달러에 팔아 1만2500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학사이 주민들은 옥수수 농사에서 얻은 자신감으로 수박 농장도 5ha에서 50ha로 10배 늘렸다. 수박 맛 좋기로 입소문이 나면서 10시간 거리에서 사러 오는 고객들까지 생겼다. 최근엔 이웃마을이 학사이처럼 기반시설을 갖출 수 있게 1만4000달러를 빌려줄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학사이 마을의 성공사례를 따라 벤치마킹에 나선 마을만 6곳. 학사이 마을 새마을운동 지도자 필라이 사모틴은 "새마을운동을 통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협동정신을 배웠고 실제 소득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학사이 마을의 성공사례가 알려지면서 촘말리 사야손 라오스 대통령이 깜짝 방문, 주민들에게 성공모델을 다른 마을로 전파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70년대 한국의 농촌 개발을 주도한 새마을운동이 제3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22일 경기도 성남 새마을중앙연수원에서 열린 '제1회 지구촌 새마을 지도자 대회'에는 개발도상국 정부 고위 인사와 지역사회 지도자들 450여명이 모여 빈곤 해결책으로서 새마을운동의 가능성을 나눴다.

71년부터 당시 내무부 지역개발담당관(새마을운동 담당국장)으로 5년간 일했던 고건 전 국무총리는 특별강연을 통해 "새마을운동은 주민들에게 절실한 기초여건을 충족시키면서 정부의 도움에 의존하지 않게 근면·자조·협동의 동기를 강화했다"며 "아시아나 아프리카 개도국들이 농촌개발을 추진할 때 새마을운동의 접근법이 참고가 될 수 있지만 각 나라별 고유한 사회문화적 기반에 뿌리를 둬야 한다"고 밝혔다.

'제1회 글로벌 새마을 지도자 대회'에서 경청하는 제3세계 주민들/사진제공=새마을중앙회

정홍원 국무총리도 지난해 새마을운동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이유로 '주민참여형' 지역 개발방식을 꼽았다. 주민 스스로 역량을 키우는데 중점을 뒀다는 것.

정 총리는 "한 자리에 모여 서로의 경험과 지혜를 나고 새마을운동의 가치를 전세계로 확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국제사회가 인류 공동번영을 위해 개도국의 발전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만큼 새마을운동으로 더 많은 지구촌 주민들이 행복할 수 있게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반기문 UN 사무총장도 영상 메시지를 통해 "지금은 개발도상국들에게 빈곤과의 싸움에서 결정적 시기"라며 "근면-자조-협동으로 단기간에 지속적 경제 성장을 이룬 한국의 솔루션이 기후변화 등 국제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이바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지구촌 새마을지도자 대회는 새마을운동을 주제로 개최된 최초의 국제행사다. 이날 대회에서는 주민 생활환경 개선 및 소득증대 효과를 창출한 라오스 학사위 마을과 르완다 무심바 마을이 '지구촌 모범마을 격려패'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