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애매한 증시..하방과 방향성은

글로벌 증시가 금융시장 안정과 경기부양을 위한 주요국들의 발 빠른 대응에 힘입어 가파르게 반등하면서 한국 증시도 안정감을 찾고 있다. 테이퍼링 종료를 앞두고 미국의 출구전략 시기 지연 가능성이 부각되고, 경기침체 우려에 직면한 유로존이 회사채 매입 등 추가적인 통화확대정책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이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스피지수 역시 1900선에서 하단을 확보한 이후 주요 리스크 관련 지표들이 안정세를 찾고 있다. 저점을 확보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우나 전반적으로 부담감을 많이 떨쳐버린 모양새다. 외국인들의 매도도 다소 속도가 늦춰지는 추세다.


다만, 유럽 은행들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현지시간 26일)와 미국 FOMC회의(현지시간 28~29일) 등 주요 이벤트를 앞둔 경계감이 여전한 상태라 시장의 방향성을 한 곳으로 지목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최근 어닝쇼크를 발표한 LG화학의 주가급락에서 보듯 실적에 따라 주가가 크게 흔들리는 종목들이 나오고 있어 어닝 변수가 커졌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 둔화는 당분간 증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최근 글로벌 증시에 적잖은 영양분을 공급하고 있는 유럽의 상황도 속을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영향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럽의 정책은 글로벌 동조 속에서 힘을 낼 수 있다. 미국을 위시한 메이저들이 동일한 정책을 내놓을 때 유럽 정책도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미국은 테이퍼링 종료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시장이 급락하자 금리인상 시점을 지연시킬 제스처를 보이고 있으나 이는 시점의 문제이거나 혹은 시장을 안정시킬 취지의 립 서비스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연준은 작년 6월에도 ‘공격적 긴축은 없다’는 립 서비스를 한 이후 예상 시점이던 12월에 테이퍼링을 정확히 시행한 바 있다. 이 같은 사례를 볼 때 시장이 안정을 찾으면 연준이 금리인상 카드를 다시 만지거나, 그게 아니라면 시장이 앞서 우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안정적인 투자전략을 짜는 게 중요한데, 일단 국내 주식형펀드로 18거래일 연속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점을 볼 필요가 있다. 시장이 뚜렷한 방향성을 확보하기 전까지 종목별 모멘텀을 중심으로 대응력을 강화해가는 것이 여전히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특히 연말이 다가오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자금이 몰리는 배당주 투자가 효과적이라는 시각도 많다.

한편 미국 뉴욕증시는 22일(현지시간) 캐나다 국회의사당 총격 사건과 국제유가 급락 등으로 인해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이날 전날보다 153.49포인트, 0.92% 내린 1만6461.32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도 전날대비 14.17포인트, 0.73% 하락한 1927.11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 역시 전날보다 36.63포인트, 0.83% 내린 4382.85로 장을 마쳤다.

이날 캐나다 국회의사당에서 발생한 총격사건으로 인해 테러에 대한 우려가 커진데다 유가 급락으로 에너지주들이 약세를 보인 게 증시 하락을 부추겼다. 최근 증시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것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날 증시는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안정된 모습을 보임에 따라 순조롭게 출발했다. 물가 안정으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초저금리가 더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일었다. 하지만 캐나다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으로 인해 투심이 위축됐고, 유가가 2.4% 급락함에 따라 하락세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