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간 6억 중국으로 빼돌린 10대 조선족 등 8명 구속

머니투데이

신현식 기자

14~18세 조선족 미성년자 등이 중국 보이스피싱 사기조직의 국내 인출·송금책으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중국에 있는 대출사기 총책의 지시를 받고 범행에 사용된 대포통장 계좌에서 돈을 인출해 중국에 송금한 혐의(사기 등)로 이모군(15)등 8명을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군 등은 지난달 22일 대출사기 피해자 양모씨(33·여)가 입금한 1480만원 중 1000만원을 인출하는 등 6월부터 9월까지 272개 대포통장에서 42차례에 걸쳐 5억9900여만원 상당을 빼내 중국 총책에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중국 총책이 기관사칭, 납치빙자 전화사기 등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송금 받으면 중국 모바일 메신저 '위챗'이나 'QQ'등을 통해 지시를 받고 서울 서남부 일대 현금지급기에서 돈을 인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출한 돈은 환전상에 1차로 송금했고 환전상이 수수료를 제하고 중국 총책에게 재송금 하는 수법을 써 수사기관의 추적을 따돌렸다.

이들 중 박모씨(20)를 제외한 7명이 14~18세의 미성년자로 피씨방이나 온라인 게임을 통해 서로 알게 된 사이로 중국 총책을 알고 있던 강모군(15)의 제안을 받고 범행에 가담하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한국에 있는 친척을 통해 거주비자(F2)로 국내에 들어와 학교를 다니다 부적응 문제로 학교를 그만둔 상태다.

이들은 인출한 돈의 5~10%를 수당으로 받아 주로 생활비나 유흥비로 썼고 외제차를 렌트해 타고 다니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의 범행 수법이 계획적이고 치밀한 점으로 미뤄 볼 때 아직 검거되지 않은 공범과 여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