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발톱' 공룡 수수께끼 반세기만에 풀렸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이융남 박사 연구팀이 복원한 데이노케이루스화석/사진=지질자원硏

이융남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박물관장(국내 1호 공룡학 박사) 연구팀이 50년간 풀리지 않았던 공룡 '데이노케이루스 미리피쿠스(Deinocheirus mirificus)'의 모습을 완전히 밝혀냈다.

데이노케이루스는 1965년 몽골 고비사막에서 폴란드 과학자들에 의해 앞발 화석이 발견된 뒤 고생물학계 최대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백악기에 살던 타조공룡류인 데이노케이루스는 몸길이 11m, 높이 5m, 몸무게 6.4톤 정도로 육식공룡 티라노사우루스와 비슷하다.

특히 데이노케이루스는 앞발이 2.4m로 유독 길고, 날카로운 갈고리형 발톱이 달린 앞발 등이 있는 점을 미뤄 티라노사우루스보다 크고 흉포한 육식공룡일거라는 추측이 많았다. 발톱 때문에 붙여진 이 공룡의 별칭은 '무서운 발톱'.

이 관장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데이노케이루스는 목이 'S라인'을 그리는 타조공룡류라고 밝혔다.

당초 초식공룡일 것이라는 예상도 뒤집어졌다.

이전 몽골 미국 캐나다 등 7개국으로 구성된 국제공동탐사팀이 고비사막에서 몸통 여러 부위 화석을 추가로 발견해 분석한 결과 데이노케이루스가 초식을 했다는 사실을 학계에 보고한 바 있다. 주둥이는 긴 데 이빨이 없고, S자로 휜 긴 목은 나뭇잎을 뜯어먹는 데 최적화돼 있어 이 같은 보고에 이견을 다는 학자는 없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과정에서 위장 내용물 화석에서 물고기 잔해가 발견돼 잡식성이라는 것이 처음 확인됐다.

수각류(獸脚類) 중에서는 발톱 끝이 뾰족하지 않은 유일한 공룡이라는 점도 이 관장 연구팀이 처음 찾아냈다.

이 관장은 "앞으로 화석에 남겨진 공룡이 몇 살인지, 암컷인지 수컷인지, 후각이 발달했는지 시각이 발달했는지 등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성과는 영국 과학학술지 '네이처' 2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국내 공룡학자가 고생물학 분야에서 세계적 학술지에 논문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