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치킨게임'의 열매를 따고 있다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SK하이닉스 (179,800원 ▲8,800 +5.15%)가 17분기만에 분기 영업이익률 30%를 돌파한 것은 탄탄한 시장 수요와 원가 절감 노력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2007년의 반도체 업계의 치킨게임(서로 마주보고 달리는 자동차 담력 시험경주)에서 SK하이닉스가 위기를 견뎌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 실적집계 결과 영업이익 1조 3010억원을 기록, 영업이익률 30%를 달성했다고 23일 밝혔다. 앞서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3분기의 영업이익률은 29%로 30%의 벽은 넘지 못했다.

SK하이닉스의 이 같은 수익성 개선은 최근 메모리 시장의 수요 호조 및 가격 안정, 그리고 낸드플래시 부문의 실적 호전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주요 고객인 애플의 아이폰6 및 6플러스 판매 호조, 윈도XP 지원중단에 따른 PC교체 수요 등에 힘입어 D램 및 낸드플래시 수요가 견조한 모습을 보인 점은 수익성 개선의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또 그동안 수익성 개선의 발목을 잡던 낸드 플래시 부문 실적이 개선됐다는 점, 모바일 매출 비중이 증가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특히 2007년부터 진행된 D램 치킨게임에서 삼성전자, 마이크론과 함께 후발주자들을 경쟁에서 밀어낸 것이 SK하이닉스가 2011년 이후 안정적인 성장을 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D램 시장이 SK하이닉스를 포함해 3개 사업자 체제로 구축되면서 수요부진이 도래하더라도 시장에서의 불황의 깊이가 과거와는 달리 깊지 않다는 점이 시장의 새로운 변화라는 것.

SK하이닉스는 이날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수익성 개선을 위한 16나노 미세화 공정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원가가 크게 절감됐다"며 "3분기부터 모바일 솔루션 매출 비중이 증가하고 있고 4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장은 4분기에도 SK하이닉스의 '실적 고공행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세계 경기에 대한 우려와 반도체 업황에 대한 경고가 이어지고 있지만, 장기 공급계약을 원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고 4분기에도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며 "단순히 수급분석과 가격을 통해 나타나는 전망을 넘어 공급에 대한 구조적인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