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오너일가, 삼립식품 4600억 '평가익'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로 유명한 SPC그룹의 오너 일가가 삼립식품 주가 상승으로 수천억원의 평가차익을 거뒀다. 허영인 SPC회장과 두 아들의 삼립식품 지분가치가 3년 만에 4600억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립식품 (58,900원 ▲900 +1.55%)은 전일대비 11.91% 오른 17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 18만1500원을 터치하며 사상최고가를 새로 썼다.


삼립식품은 원래 창업주 허창선 회장이 장남인 허영선씨에게 물려줬지만 리조트 투자 실패로 부도가 난 뒤 2002년 동생인 허영인 회장이 운영하는 샤니에 인수됐다. 당시 허영인 회장과 허진수씨, 허희수씨는 유상신주를 취득해 지분을 확보했다. 현재 삼립식품의 최대주주는 파리크라상(40.7%)이다.

2002년 이후 2011년까지 거의 10년간 바닥을 기던 삼립식품 주가는 2011년부터 움직이기 시작했다. 2011년 10월24일 1만2000원이었던 주가는 2014년 10월23일 17만8500원까지 오르며 3년만에 1388%, 거의 15배 오른 '꿈의 주식'이 됐다.

허영인 회장의 지분율은 현재 9.27%(80만주)다. 아들인 허진수 SPC그룹 전략기획부문장과 허희수씨의 지분율은 각각 11.47%, 11.44%로 각각 98만9540주, 98만7050주에 해당된다.


3년 전 각각 96억원, 118억7400만원, 118억4500만원이었던 세 부자의 지분가치는 1428억원, 1766억원, 1762억원으로 급등했다. 세 부자의 증가한 지분가치를 합산하면 4623억원에 달한다.

이날 종가 기준 삼립식품의 시가총액은 1조540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359억원, 당기순익이 221억원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실적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수준까지 주가가 오른 셈이다.

전문가들은 삼립식품의 폭발적인 주가 상승은 파리바게뜨의 프랜차이즈 규제로 성장 한계에 봉착한 SPC 그룹이 삼립식품을 전략적으로 키우려는 것과 관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고성장한 파리바게뜨에 빵을 공급하는 삼립식품의 실적이 결국 좋아질 수밖에 없다는 스토리도 주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백운목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국내는 프랜차이즈 규제로 파리바게뜨의 출점 증가가 주춤한 가운데 해외 진출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며 "파리바게뜨의 국내 성장이 정체되자 삼립식품이 그룹의 핵심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식시장에서는 오너 일가가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주가 상승의 큰 이유라고 보고 있다. 요즘 증시에서 잘 나가는 '회장님 주식' 반열에 삼립식품이 이름을 올린 것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최근 증시에서는 오너 2세가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 주가가 오르는 일종의 '불패의 공식'이 작동하는 듯하다"며 "삼립식품은 오너 일가가 지분을 고르게 보유한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라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SPC그룹=SPC 그룹은 파리크라상(파리바게뜨), 삼립식품, 샤니, 비알코리아로 구성된 국내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기업이다. 비상장 회사인 파리크라상의 대주주는 허영인 회장(63.5%), 허진수씨(20.2%), 허희수씨(12.7%)다. 국내 최대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162개 직영, 2486개 가맹점)를 운영하고 있으며 2013년 기준 매출액은 1조6513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