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치와 서정미 넘치는 김주대 시인의 '특별한' 문인화전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천양희 시인의 시 '숨은 꽃'에 김주대 시인의 그림이 재치있게 곁들여진 문인화. /사진=임성균기자 tjdrbs23@

지난 22일 인사아트프라자에서 한국작가회의 40주년 기념으로 마련된 김주대 시인의 문인화전. 일찌감치 모여든 관객들이 글과 그림이 섞인 김주대 시인의 문인화 30여편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사진=임성균기자 tjdrbs23@

오는 28일까지 서울 인사동길 인사아트프라자에선 한국작가회의 40주년 기념 행사의 일환으로 ‘김주대 시인의 문인화전’이 열리고 있다. 22일 개막행사는 김주대 시인의 시 10여편 외에 고은·신경림·백낙청·황석영·신경숙·공지영 등 선후배 문인들의 시와 산문에 김주대 시인의 독특한 그림이 결합된 문인화 24편이 선보였다.

김주대 시인이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붙인 ‘카톡’은 아빠를 향한 아이의 그리움에 대한 정서, 디지털 세대와 아날로그 세대가 공유하는 새로운 소통방식인 카톡을 통한 세대 연결의 따스함이 엿보인다.

‘아빠 집에 한번 안와? 페인트 칠했어/아빠가 원하는 그림이 나올 것도 같아서/담밑에 풀 네포기 안건드리고 잘 칠했지/아빠 풀 좋아하잖아. 와서 봐봐 한번 와’(‘카톡’중에서)

천양희 시인의 시 '숨은 꽃'에 김주대 시인의 그림이 재치있게 곁들여진 문인화. /사진=임성균기자 tjdrbs23@

김주대 시인의 가장 큰 인기작 ‘사랑을 기억하는 방식’, 천양희 시인이 쓴 ‘숨은’ 등 문인화로 다시 태어난 작품들 대부분이 재치와 서정의 미학을 풍성하게 담고 있다.

전시 작품 중 문인화 6개는 이미 팔렸다. 김주대 시인은 이날 문인화전에서 “선후배 문인들의 글을 형상화하고 색을 입히는 데 소박한 마음으로 감히 글을 안아왔다”며 “시인은 풍경을 읽는 자가 아니라 풍경 속의 일부가 되어 풍경과 나란히 걷고 있는 자일 것이다. 생의 우연한 순간에 마주친 모든 존재가 그림이 되고 시가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전시회에는 한국작가회의의 전신인 자유실천문인협의회가 1974년 11월 거행한 ‘101인 선언’도 찬조작품으로 걸렸다. ‘오늘날 우리 현실은 민족사적으로 일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로 시작하는 선언문은 ‘자유’와 ‘저항’의 의지로 버텨온 자유실천문인협의회의 정체성을 확인케했다.

한국작가회의의 40주년을 읽는 핵심 키워드는 요산 김정환의 글이었다. ‘사람답게 살아가라/비록 고통스러울지라도/불의에 타협한다든지 굴복해서는 안된다/그것은 사람이 갈 길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