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으로 '위조 지문' 만든 대출 사기범 일당 덜미

머니투데이

신현식 기자

위조 주민등록증과 실리콘으로 만든 위조 지문으로 50억원 상당의 토지 명의를 이전해 15억원의 대출사기를 시도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위조 서류로 토지 소유권을 이전하고 이 토지를 담보로 15억원 상당의 사기 대출을 받으려한 혐의(사기미수 등)로 박모씨(56)등 4명을 구속하고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지난 7월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소재한 모 저축은행에 타인 소유의 토지를 담보로 제공하고 15억원의 대출을 신청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박씨 등은 토지소유자 이모씨(64) 명의의 주민등록증과 골무 형태로 된 실리콘 재질의 오른손 엄지 위조 지문을 이용해 경기 시흥시의 한 주민센터에서 인감증명을 발급받아 이씨 소유의 경기 용인 소재 토지 50억원 상당을 일당 중 한 사람의 명의로 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전국 주민센터 어디에서나 위조된 주민등록증과 지문만 있으면 부동산 이전에 필요한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착안해 이같은 범죄를 저질렀다고 경찰은 전했다.

박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위조 주민등록증과 위조 지문은 중국에 있는 위조범에게 받았다"고 진술할 뿐 정확한 출처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들이 인감증명을 발급받을 당시 지문을 찍는 데 두 차례나 실패한 것을 의아하게 생각한 동사무소 직원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박씨 등은 저축은행에 대출 신청을 하고 대출 심사 절차를 기다리던 중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저축은행에서는 위조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공공기관에서 인감증명서 등을 발급할 때는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철저한 확인을 해야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