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 지분매각 배경은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최동수 기자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75,200원 ▼1,100 -1.44%) 회장(사진)이 유상증자를 위해 금융기관에서 차입한 자금을 상환하기 위해 보유주식 일부를 매각했다. 기관투자자들이 주식을 받아갔으며, 이후에도 추가매각이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이 물량이 시장에 풀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23일 메리츠금융지주 (75,200원 ▼1,100 -1.44%)는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최대주주 등 소유주식 변동신고서를 통해 조 회장이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285만8000주를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1주당 매각단가는 8250원이며 총 거래대금은 235억7850만원이다. 이번 지분매각은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한 것이라 경영권 변동과는 무관하다.

이로써 조 회장의 메리츠금융지주 지분율은 73.73%(1억534만주)에서 71.73%(1억248만주)로 줄어들었다.

앞선 7월 메리츠금융지주는 1663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으며, 조 회장은 최대주주의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당시 지분율(74.42%)에 따라 증자에 1176억원을 투입했다.

증자자금은 본인 보유자금(61억원)과 한국증권금융, 농협은행, 현대증권 등에서 차입한 주식담보대출 1115억원으로 마련했다.

조 회장은 이번 지분매각 자금으로 금융권 대출 중 일부를 상환할 예정이다. 조 회장의 주식담보대출 만기가 내년 3월과 9월 각각 돌아오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조금씩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매각될 지분은 시장에 충격을 미치지 않도록 장기투자자들에게 블록딜로 넘긴다는 게 메리츠금융지주의 구상이다.

메리츠금융지주 관계자는 "이번 지분매각은 유상증자 자금차입을 상환하는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며 "최대주주의 경영권이나 지분매각과는 무관한 문제로 지배구조 변동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기관투자자들 역시 메리츠금융지주와 주요 계열사들의 중장기 전망을 밝게 보고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안다"며 "이들의 지분이 시장에 단기간에 나올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