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검찰총장 "감청영장 불응, '적절한 조치' 취할 것"

김진태 검찰총장이 23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가 감청영장 집행에 불응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김진태 검찰총장이 이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장은 23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노철래 새누리당 의원이 "이 대표가 수사기관에서 (감청영장 집행) 협조를 요청해도 응하지 않겠다고 정확히 밝혔다"며 "법적인 공백 상태가 되는데 (어떻게 하겠느냐)"고 지적하자 이같이 답했다.


김 총장은 "법의 집행에 불응하겠다는 것은 생각할 수가 없다"며 "검찰이 법을 집행하는 기관인데 (집행에 응하지 않으면) 어떤 조치를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법사위원장인 이상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감청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으면 적법성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사업자가 응하지 않으면 제재 조항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지적하자 김 총장은 "인간으로서 윤리가 있고 기업으로서도 윤리가 있다"며 "그 점은 우리가 잘 대처하겠다"고 답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사이버 검열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였다. 앞서 대검찰청은 지난달 18일 유관기관, 포털사 등과 대책회의를 연 뒤 사이버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사범을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혀 사이버 검열 논란이 일었다.


특히 당시 회의록에 '검토 배경'이 '대통령 말씀'이라고 기재됐던 사실이 공개되며 야권에서는 검찰이 권력을 비호하기 위해 사이버 검열을 실시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검찰청의 대책회의가 열리기 2일 전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에 대한 모욕이 도를 넘었다"고 말한 바 있다.

임내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사이버 검열 논란을) 촉발한 것은 유감스럽게도 검찰"이라며 "감청은 백지수표로, 무차별적인 표적수사의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의 발언 2일 뒤 대검찰청에서 대책회의를 열고 근거없는 폭로성 발언, 각종 음모설을 수사하겠다고 밝혔다"며 "이는 과거 권위주의 시절의 수사 스타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총장은 "지적한 부분을 유념해 앞으로 업무에 참고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사이버 검열 논란이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김 총장에게 "대검찰청 형사부의 보도자료에 '실시간 모니터링'이라는 표현이 사이버 검열 논란으로 확산됐다"며 "인터넷 실시간 모니터링이라는 표현이 적절했나?"라고 질문했다. 질문의 형식을 빌렸지만 검찰의 부적절한 표현 때문에 논란이 일었을 뿐 사이버 검열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이다.

같은 당 박민식 의원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많은 국민이 검찰에서 특수한 시설이나 장비를 가지고 사이버 검열을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내가 보기엔 황당한 생각"이라며 "검찰에 감청장비나 과학수사장비가 있다면 직접 보여주든지 내역을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