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사장 "사내하청 문제, 노사협의로 풀리길 원하지만…"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노위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윤갑한 현대기아차그룹 사장 등이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윤갑한 현대기아차그룹 사장, 하석주 롯데건설 부사장, 임경택 대우건설 수석부사장, 윤문균 현대중공업 부사장./사진=뉴스1제공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위원장 김영주)의 24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는 증인 및 참고인으로 출석한 기업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사내하청 근로자 지위 문제 및 산업재해 등과 관련한 질의가 집중됐다.


이날 국감에는 현대기아자동차그룹과 현대중공업, 롯데건설, 대우건설, SK하이닉스 등 기업관계자들이 증인 및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이들은 소속 사업장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한 책임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사측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했다.

윤갑한 현대기아차그룹 사장은 사법부가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1000여 명의 불법파견을 인정한 것과 관련, "노사관계 협의를 통해 문제가 풀어지길 원한다"면서도 노사협의를 통해서도 문제 해결이 되지 않으면 항소를 통해 대법원 판결까지 갈 수밖에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원청과 2차 하청사이에 직접 계약 관계가 없더라도 '묵시적 근로자 파견 계약'이 인정된다며, 2차 사내하청 노동자들까지도 현대차와 근로자 파견관계로 인정한 바 있다.

윤 사장은 판결 결과에 대해 "(판결을 따르면) 현대차와 직접 관련이 없는 외부 협력업체 직원도 모두 현대차 직원이다. 소위 말해 현대차 테두리 내에 있는 근로자 모두가 현대차 근로자라는 것"이라며 "법 심판을 다시 한 번 받아봐야겠다"고 말했다.


김준호 SK하이닉스 사장은 백혈병 등 반도체 직업병 문제와 관련, "인과관계나 원인유무를 떠나 저희 회사에 근무하거나 퇴직하고 나서 백혈병으로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분들에 대해 가슴 아프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했다.

하지만 "(발병 원인이) 전혀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책임진다고 하긴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앞으로 더 노력해서 그런 부분에 대해 지적을 안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석주 롯데건설 부사장은 지난 4월 제2롯데월드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산재사망사고의 산재은폐 의혹을 제기한 김용남 새누리당 의원의 지적을 전면 부인했다.

여야 의원들은 또 이날 국감에서 직접고용 등 고용환경 개선 및 산업안전 강화를 위한 정부 대책을 촉구했다.

환노위 여당간사인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근로현장 안전 문제와 근로자 건강권 문제는 회사이미지와 직결되고, 생산성과도 관련된다"며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양창영 의원은 "연평균 80만 명이 이직한다는 통계가 있는데, 이직에 따른 퇴직금 연동이 안 되고 있다"며 "자의건 타의건 이직이 보편화된 사회인 만큼 은퇴할 때까지 퇴직금을 굴릴 수 있는 환경조성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군인, 선생님 등 특수직역연금은 공적연금과 사적연금 두 가지다. 그런데 빈곤층을 제외한 근로자는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사적연금의 3층구조"라며 "30인 미만, 50인 미만 사업장 등(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내용을 검토해 어떤 연금을 들을지 검토하겠나. 특수직역연금에 근접하는 안정적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정부가 주장하는 소득주도성장 핵심은 고용노동부"라며 "(고용부가) 박근혜정부 임기 내 '최저임금 1만원 인상' 의견을 내고, 구체적 방안을 건의하시길 제안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기업의 비정규직 근로자 고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방안이 담긴 '비정규직 고용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할 것이란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확정한 것은 없다. 다양하게 분야별로 검토하는 단계"라며 "(비정규직 고용기간 3년 연장을) 전제해놓고 검토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조선업계 대형 산재 원인으로 지목돼 왔던 다단계 비정규직 하청조직, 이른바 '물량팀'과 관련해선, "조만간 조선, 철강 등 분야 CEO(최고경영자)들과 조찬간담회를 하면서 사내 다단계 하도급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강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 비정규직 여성 자살 사건과 관련해선 "다각도로 조사 중"이라며 "가급적 이번달 내에 마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