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중대형배터리·ESS 내년부터 성과낸다”

삼성SDI (422,000원 ▲15,000 +3.69%)가 그동안 투자대비 부진한 실적을 나타냈던 전기자동차용 중대형배터리와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업에서 내년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는 3분기 영업이익 262억원을 기록했다. 신사업 분야인 중대형배터리 및 ESS사업에서 150억원 안팎의 적자를 냈으나 소재부문이 4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며 한 숨을 돌렸다.

하지만 내년부터 BMW, 크라이슬러 외에도 폭스바겐 등 유력 자동차업체와 자동차배터리 공급계약을 확대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중국 공장에서 양산이 본격화되면서 매출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ESS는 소용량 LIB(리튬이온배터리형) ESS 중심으로 판매증가가 기대된다.

노상수 삼성SDI 재무팀장은 30일 여의도 신한투자금융센터에서 열린 3분기 실적설명회(IR)에서 "3분기 에너지솔루션 부분에서 100억대 중반의 손실을 봤고, 소재부문에서 400억원대의 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그는 “소형전지 부문은 7200억원 가량의 매출에 영업이익률은 6%대, 자동차배터리는 전분기와 동일한 수준, ESS는 150억원대 매출에 손익은 100억원 정도 감소했다. 소재부문의 경우 케미칼 쪽은 전분기 대비 소폭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대, 전자재료 부문은 전분기 대비 8% 성장했고 영업이익률도 7~8% 안팎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 자동차배터리 공급선 늘고, ESS 매출 상승기대= 삼성SDI는 내년부터 폭스바겐에도 자동차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김정욱 삼성SDI (422,000원 ▲15,000 +3.69%)자동차전지 마케팅팀장 전무는 "내년부터 메이저 제품 공급군에 폭스바겐이 포함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차 배터리 물량의 80%가 BMW의 i3에 공급되고 있으며 다음이 크라이슬러의 F500e이다"며 "하반기부터 BMW i8에 들어가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특히 내년부터 표준화된 자동차배터리 개발이 늘면서 투자비, 생산비도 한층 낮춰질 수 있다는 게 김 전무의 설명이다.

김 전무는 "자동차배터리는 2017년 이후 37암페어, 97암페어로 표준화될 것이며 시장은 훨씬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SS 사업도 내년부터 실적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김순호 ESS 마케팅팀 부장은 "경영계획상 ESS사업은 내년부터 BEP(Break even point, 손익분기점)가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대형 ESS는 유류, 가스 가격영향을 많이 받지만 소형 LIB ESS는 시장이 빨리 확대될 것"이라며 "BEP 달성여부는 LIB ESS 판매가격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 파워뱅크 매출 증가, 소형전지 판매감소 상쇄= 강세를 보였던 소형전지 사업은 인베디드(내장형) 제품 판매증가, 착탈형 배터리 보급율 감소 등 악재 속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권명숙 소형전지 글로벌마케팅 팀장 상무는 “착탈식 스마트폰 배터리를 국내시장 등에 2개를 제공하다가 1개로 줄이면서 매출이 줄지 않겠냐는 의견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며 "배터리를 한개 지급하거나 아이폰처럼 인베디드로 판매하면 배터리 교환이 어려워져 대신 파워뱅크(휴대용 충전기) 판매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기준 1억개 수준이었던 파워뱅크 시장은 올해 3억개로 3배 늘고, 내년에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권 상무는 “배터리를 2개 팔다가 1개로 줄이면서 매출이 감소하는 것보다 파워뱅크 판매증가 비중이 훨씬 더 크다. 특히 3000, 6000, 9000mA(밀리암페어) 제품이 중국을 중심으로 많이 판매됐다”고 전했다.

◇ 소재·전자재료 분야도 실적향상 기대= 김판배 케미칼 마케팅팀 부장은 “합병 이후 가장 시너지가 유망한 분야는 코팅분리막”이라며 “폴리머향 코팅분리막을 준비 중인데 연내 양산허가가 나면 내년 1분기부터 매출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편광필름도 수율상승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권영기 전자재료 마케팅팀장 상무는 “전기차배터리 연비를 높이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차량 자체가 경량화 돼야 한다. 무거운 스틸을 플라스틱 소재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친환경 기술을 활용하면 OEM(주문자상표부착) 및 부품업체에 대한 매출이 2016년 이후 본격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SDI는 이날 상장을 앞둔 제일모직 보유지분 처리방식도 공개했다. 노상수 상무는 삼성SDI가 보유 중인 제일모직 구주매출 건과 관련해 “보유지분 8% 가운데 4%는 매각하고 4%는 보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부문은 신사업 분야로 투자가 많이 필요하고 내년, 내후년 전기차용 투자가 많기 때문에 투자재원이 필요하다”며 “관계사 지분 시장매각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런 기회가 있을 때 매각할 수 있다면 하는게 낫다. 대신 절반만 매각하고 절반은 향후 주가상승으로 수혜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