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美양적완화 종료…韓증시 향방은

10월 FOMC에서 제3차 양적완화 프로그램의 완전종료가 결정, 6년간의 유동성 공급정책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이로 인해 미국의 금융정책이 양적축소로 유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FOMC에서는 프로그램을 종료하되 "상당기간 현재의 저금리 환경을 유지하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래도 당분간은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이번 정책결정으로 금융시장이 받는 충격은 거의 없었다. 일례로 미국 뉴욕증시의 경우 탄탄한 흐름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뉴욕 증시는 30일(현지시간) 3분기 성장률 호조와 기업 실적 개선 등으로 인해 반등했다. 다우지수는 이날 전날보다 221.11포인트, 1.30% 오른 1만7195.42로 거래를 마쳐 하루 만에 다시 1만7000선을 회복했다.

S&P500지수도 전날대비 12.35포인트 0.62% 오른 1994.65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 역시 전날보다 16.91포인트, 0.37% 상승한 4566.14로 장을 마쳤다.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호조를 보인 게 이날 증시 반등을 이끌었다.


전날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양적완화 종료와 예상보다 매파적인 성명서 등으로 위축됐던 투심이 성장률 호조에 힘입어 다시 살아난 것이다.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3.5%로 시장 예상을 상회해 미국 경제의 회복세를 확인시켜줬다.

이에서 보다시피 시장은 양적완화 프로그램의 종료라는 예정된 이벤트보다는 미국 경기의 실질적인 개선과 기업실적 변화에 보다 관심을 두는 모습이다.

글로벌 여건을 보면 미국의 정책종료 후에도 유동성 공급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유동성은 유럽 ECB와 일본 BOJ에서 검토하는 경기부양과 재정지출 확대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의 유동성과 유럽, 일본의 지원책은 약간씩 다르고, 그 규모 면에서도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공백을 일정정도 채워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어쨌든 미국의 유동성 완화정책 종료로 인해 한국 증시에는 적잖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탈은 규모가 줄더라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고, 이에 따라 하방압력이 꾸준히 유지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한국 증시의 가치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실적인데, 돌아가는 상황이 그다지 좋지는 않다. 종목별로 차별화된 주가흐름이 계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토러스투자증권에 따르면 30일 기준으로 시가총액 기준 52.9%에 달하는 135개 기업들이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코스피 96개 기업과, 코스닥 39개 기업인데, 이들을 기준으로 한 합산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36.7%감소했고, 전분기에 비해서는 26.4%가 줄었다.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의 실적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곤 하나, 이들을 제외하고 계산해도 합산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7.9% 줄었고, 전분기대비는 14.8%감소했다는 계산이 나온다는 게 토러스투자증권의 설명이다.

지배주주순이익(연결기준 86개 기업 대상)은 전년대비 41.5% 줄었고 전분기대비 30.0%감소했다. 삼성전자와 경기민감주의 실적부진으로 3분기 실적 기대치는 점점 낮아지는 모습이다.

다만 업종별 영업이익 개선은 차별화되고 있는데,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개선된 업종은 필수소비재(11.6%), 소재(5.6%), 전기통신(3.6%), 유틸리티(139.4%) 등으로 집계됐다.

다만 실적개선 업종이라고 해도 전반적인 시장 심리가 좋지 못한 상태라서 반등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