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핵심 순환출자 지배구조 해소…다음은?

삼성카드 (35,950원 ▲150 +0.42%)와 삼성SDI (401,000원 ▼4,500 -1.11%)가 제일모직(옛 에버랜드) 보유지분을 매각키로 함에 따라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가 더욱 단순화됐다. 특히 제일모직과 삼성카드로 이어지는 주요 순환출자 고리는 해소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출자구조 단순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삼성이 잔가지 정리를 끝내고 순환출자 구조 큰 줄기까지 정리 작업에 착수한 것이란 분석이다.


31일 금융감독원과 삼성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재무구조 개선과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 제일모직 주식 624만9950주(4.99%)를 전량 처분한다고 지난 30일 공시했다.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제일모직은 이달 20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고 이날 금융위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제일모직 상장 예정일은 오는 12월 18일이다.

삼성카드가 제일모직 지분을 전량 처분하게 되면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제일모직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가 끊기게 된다. 삼성 순환출자 구조 가운데 큰 줄기 하나가 사라지는 셈이다.

특히 금융회사인 삼성카드가 비금융회사인 제일모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한 논란도 잠재울 수 있게 됐다. 과거 삼성카드는 삼성캐피탈과의 합병으로 제일모직(옛 에버랜드) 지분율이 25.64%로 높아졌다.


이후 관련법령 개정으로 삼성카드는 5%를 초과하는 에버랜드 지분을 매각해야 했고 17%를 KCC에 전략적으로 매도했다. KCC도 이번에 구주 매출 방식으로 보유지분 6%를 처분할 예정이다.

삼성SDI도 전날 기업설명회(IR)에서 제일모직 보유지분 8% 가운데 4%를 구주매출 방식으로 처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제일모직으로 이어지는 고리는 약해지는 셈이다. 삼성SDI가 추가적으로 보유지분 4%를 매각하게 되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할 수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부터 순환출자 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해 왔다"며 "앞으로도 일감 몰아주기 등 불필요한 오해를 벗어날 수 있도록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말부터 지배구조 정리작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업무 연관성이 떨어지는 계열사 보유 지분은 연관성이 높은 다른 계열사에 매각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지난해 12월 삼성생명은 삼성전기·삼성물산·삼성중공업이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을 매입했다. 삼성물산도 삼성SDI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204만주 사들였다.

올 4월에도 삼성전기·삼성정밀화학·제일기획·삼성SDS는 삼성생명 지분 매각하고 삼성생명은 삼성카드가 갖고 있던 삼성화재 지분 30만주를 매입했다.

이같은 방식으로 삼성은 1% 이상 순환출자 고리수를 16개 축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