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유통株 몰락 '동반 신저가' 배경은

대표적인 경기방어주로 꼽히는 유통기업들의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물론이고 홈쇼핑, 인터넷 쇼핑까지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는 종목들이 속출하는 상황이다.

유통은 약세장에서 주가흐름이 나쁘지 않은 대표적인 '경기 방어주'로 꼽힌다. 그만큼 최근 급락장에서 수익률을 방어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았는데, 기대와 정 반대의 모습이 연출된 셈이다.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서 유통업을 '방어주'가 아닌 '민감주'로 봐야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반면 편의점 주식들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주목된다.

31일 오전 10시46분 현재 CJ오쇼핑 (76,600원 ▲900 +1.19%)은 전날보다 2만5500원(9%) 하락한 25만7300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GS홈쇼핑 (154,900원 ▲3,200 +2.11%) 역시 4%대 하락률을 보이며 20만8300원을 기록중이다. CJ오쇼핑은 이날 한 때 12%넘게 급락하는 등 추세가 급격히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주가하락으로 두 종목은 나란히 250일 신저가를 기록했는데 특히 CJ오쇼핑은 2013년 하반기 수준까지 곤두박질쳤다.


홈쇼핑만 그런 게 아니다. 이마트 (63,000원 0.00%)는 올해 연초 27만3000원대에서 현재 20만원 밑으로 내려왔고 41만원대였던 롯데쇼핑 (68,200원 ▲1,400 +2.10%)은 30만원을 깨고 내려앉았다. 현대백화점 (50,800원 ▲500 +0.99%) 역시 최근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유통주의 약세는 더 이상 그간 이들이 지니고 있던 '방어주' 기능이 상실됐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약세장에서 유통주의 탄탄한 흐름이 가능했던 까닭은 그간 내수소비가 일정정도 뒷받침됐고, 여기다 주가 역시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저평가' 상태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9월 유통업 매출동향(산업통상자원부)의 경우 편의점을 제외한 전 업종이 약세를 보였다.

대형마트는 전년 동기대비 매출이 10.1% 감소했다. 이른 추석으로 인해 8월 관련 수요 집중되어 9월 추석용품 판매 감소했고, 전년 대비 휴일 영업일수 감소(2일)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지난 2월 이후 지속되고 있는 구매건수의 하락세가 향후 대형마트 영업환경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백화점도 매출이 6.3% 줄었다. 9월초 전년대비 따뜻한 날씨 지속되며 가을, 겨울 시즌 의류판매가 부진해졌다는 것이다. 기업형슈퍼마켓(SSM)역시 매출이 4% 가량 줄었다. SSM 인근에 개인형 슈퍼마켓 출점이 늘면서 경쟁 심화가 심화되고 있어 단 시일 내 회복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백화점의 경우 소비심리 부진에 영향을 크게 받았고 대형마트와 SSM은 정부의 영업규제로 인한 타격도 상당했는데, 이 부분이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날 GS홈쇼핑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7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9%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2526억원, 당기 순이익은 21.1% 감소한 24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같은 날 CJ오쇼핑은 3분기 영업이익이 2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2%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870억원으로 1.1%, 순이익은 162억원으로 25.5% 각각 축소됐다.

이에 증권사들은 두 종목에 대한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했다.HMC투자증권은 GS홈쇼핑에 대해 목표주가를 기존 33만원에서 30만7000원으로 낮췄다. SK증권 또한 GS홈쇼핑에 대해 모바일 부문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30만원에서 28만원으로 내렸다.

CJ오쇼핑에 대해서는 삼성증권이 목표주가를 기존 42만5000원에서 34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한국투자증권도 목표가를 기존 47만원에서 36만원으로 내렸다.

삼성증권은 CJ오쇼핑에 대해 "실적 둔화와 규제 리스크를 반영해 현재 주가는 고점대비 약 30% 조정받은 상황이나 주가 상승반전을 위한 계기가 부족하다"며 "실적 성장률 약화와 규제 리스크는 2015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CJ오쇼핑의 3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19.7% 하회했는데, 이는 매출 성장 부진으로 인한 SO수수료(고정비 성격) 부담률 상승 때문"이라며 "온라인몰 결제시스템 강화에 따른 비용 증가와 포인트 적립률 상승, 판촉비 증가 등도 부담이 됐다"고 언급했다.

홈쇼핑 전반의 규제로 2014년 하반기, 2015년 일부 영업 위축이 불가피해 보이며 2015년에는 제 7홈쇼핑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BGF리테일 (3,730원 ▼5 -0.13%)과 GS리테일 (19,610원 ▼40 -0.20%) 등 편의점 주식들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제 9월 편의점업계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8.4% 가량 증가했는데, 이는 점포 수 증가로 인한 매출 확대와 담배가격 인상 뉴스로 인한 담배 수요 급증의 영향이 컸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점포 증가율(3.9%) 대비 높은 점당 매출 증가율(4.4%)이 이뤄지는 등 매장 효율화 작업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매출이나 수익성 측면에서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게 주가 강세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