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록 미래부 차관 "단통법 개정논의, 신중해야"

윤종록 미래부 제2차관.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이 최근 불거지고 있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개정 논의에 대해 "개정 논의 자체가 소비심리를 위축시켜 시장 위축을 장기화시킬 것"이라며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윤 차관은 3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단통법은 초기 성장통을 겪고 있는 단계로, 법 시행초기 문제가 있다면 개선해 나가겠지만, 개정 논의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차관은 "모레시계를 뒤집으면 모레들이 한꺼번에 반대편으로 떨어지지 않고 중력에 따라 서서히 떨어진다"며 "단통법이 시행되자마자 전체가 바뀌지 않았다고 진단을 내리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며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단통법 폐지, 개정론에 대해 아쉬워했다. 무엇보다 개정논의 자체가 또다른 시장 부작용만을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개정논의의 핵심으로 거론되는 '보조금 상한선제 폐지'론에 대해서도 "시장 작동이 잘 된다면 유지할 이유가 없다"며 "다만, 법 제도가 안정화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해 3년 일몰제로 만들게된 것"이라고 밝혔다. 성급한 개정 대신 3년간은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인 셈이다.

그는 단통법 시행 이후 한 달을 지켜본 결과 법 제정 당시 기대했던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 차관은 "고가 요금제 대신 중저가 요금제를 선택하는 비중과 중고 가입자 비중이 늘어나고 부가서비스 가입자가 줄어드는 등 합리적 구매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현재로선 법 개정 논의보다는 제도의 조기정착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윤 차관은 단통법 시행 초반부터 제기돼왔던 부작용 우려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해명했다. 그는 단통법이 소비자 모두의 혜택이 줄어든 전국민 호갱법(?)이라는 지적에 대해 "법 시행 이전 보조금을 대폭 받은 이용자는 특정 시간, 특정 지역에 있던 3~4%의 이용자에 불과했다"며 "단통법 시행 이후 평균 보조금이 15만원인데, 이전 시장 안정화 시기(14만원)와 거의 다르지 않으며, 오히려 중저가 가입자나 기기변경자의 편익은 커졌다"고 말했다.

단통법 시행으로 이통사 이익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통사 지원금 규모가 줄어든 측면도 있는 만큼 되레 늘어나는 비용도 있어 시간이 흐른 뒤 실적 공개되기 전까지는 알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특정 회사에 수익이 지나치게 돌아가는 점이 있다면, 이는 반드시 소비자들에게 돌아가야 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윤 차관은 단통법 시행 이후 유통점 피해가 심각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일부 공감했다. 그는 "이통 시장 포화로 단말기 수요가 감소한 상황에서 단통법 시행 이후 판매가 급감해 애로를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는 고가 스마트폰에서 중저가 단말기와 기기변경 수요 확대 등으로 단말기 유통시장 질서가 재편되는 과정이며, 판매점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이통사들이 지원하고 있어 앞으로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최근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는 요금인가제 폐지론에 대해 "단통법과 요금인가제 폐지 여부는 별개의 사안"이라며 "인가제와 관련된 사업자간 의견이 워낙 달라 요금인가제 개선정책은 별도로 내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