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수직 상승, 삼성메디슨 과열주의보

장외주식시장 K-OTC에서 거래되는 삼성메디슨이 막연한 기대감에 3일 만에 주가가 두 배가량 뛰었다 돌연 급락세로 돌아섰다.

삼성메디슨은 31일 K-OTC에서 전일대비 1150원, 11.44% 하락한 8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인 30일에도 350원, 3.47% 떨어지더니 이날은 낙폭이 더 커졌다.


삼성메디슨은 29일까지 3일간은 폭등세를 이어갔다. 지난 27일과 28일 양일간 상한가(장외주식의 경우 30%)를 찍고 29일에도 19.81% 급등하는 등 3거래일간 주가 상승률은 99%에 달했다. 지난 29일에는 삼성메디슨의 일 거래량이 34만주를 넘어서며 K-OTC시장 일 거래대금의 절반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번 주 초 삼성메디슨의 주가 급등은 삼성전자 의료사업부를 흡수 합병한다는 소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매체는 지난 27일 삼성그룹이 삼성전자의 소비자가전(CE) 부문 산하 의료기기 사업부를 분사해 의료기기 전문 자회사인 삼성메디슨에 통합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또 삼성메디슨에 삼성전자의 또 다른 의료기기 자회사인 넥서스(심장질환 진단기기)와 뉴로로지카(이동형 CT장비)까지 합칠 계획이라고 전했다.

게다가 삼성SDS가 다음달 14일 상장하고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도 연내 상장을 준비하고 있어 삼성메디슨에 대한 투자자들이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며 주가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삼성메디슨을 키울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과 삼성SDS와 제일모직 상장에 따른 삼성그룹 지배구조 이슈 때문에 주가가 급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가가 너무 급격히 오른 데다 그룹 쪽에서 삼성메디슨과 관련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주가가 미끄러졌다"고 분석했다. 또 "비상장 주식은 주가 상·하한폭이 ±30%로 넓은 만큼 초보 투자자는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정석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부장도 이날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삼성메디슨과 관련해 사업부 분할이나 합병 등을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결정된 사안은 아무것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삼성메디슨의 올해 실적은 다소 부진하다.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한 1391억3700만원으로 집계됐지만 영업이익은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에 16억6258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급감했다. 반기순익도 26억9641만원으로 같은 기간 8% 줄었다. 삼성메디슨은 내과와 산부인과 초음파진단기기가 매출의 90.9%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출의 80% 이상을 수출에서 발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