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장관 협상…베이징 담판서 돌파구 찾나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가오후청 상무부장이 6일 한중 FTA 제14차 협상이 열린 베이징 상무부 청사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한국과 중국이 6일 베이징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연내 타결을 위한 막판 담판을 벌였다. 1년여의 협상에서도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공산품과 농산물, 서비스 분야 등 핵심 쟁점을 일괄 타결할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가오후청 상무부장을 수석대표로 한 한중 FTA 제14차 협상이 이날 오후 베이징 상무부 청사에서 개최됐다.

윤 장관은 "협상 대표를 장관으로 격상시킨 것은 양국이 한중 FTA를 얼마나 중시하는지를 보여 준다"며 "상품과 서비스, 비관세 장벽 등 잔여 쟁점을 역지사지 정신으로 지혜로운 돌파구를 마련하자"고 말했다.

가오 부장도 "한중 FTA가 중한일 FTA는 물론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등 지역경제를 일체화하는데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며 "중국은 한국과의 협상을 빨리 마무리하고자 한다"고 적극적인 의지를 밝혔다.

양국 대표단은 이날 협상에서 핵심쟁점인 공산품, 농산물 등 상품분야 일괄 타결 방안을 찾는데 집중했다. 우리는 중국에 주력 수출품목이 포함된 공산품 시장의 조기 개방을 요구했고, 중국은 농축수산물 시장의 개방 확대를 촉구하며 팽팽히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서비스 분야에서도 우리는 높은 수준의 시장 개방을 원했지만 중국은 소극적 입장을 보였다.


양국은 2012년 5월 제1차 협상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13차례의 공식 협상을 통해 협정문에 들어갈 22개 장(章) 가운데 무역구제와 위생·검역, 기술장벽, 경쟁, 환경 등 16개 장에 대해 '타결 또는 의견 접근'을 이뤘다. 그러나 상품 분야와 서비스 시장 개방, 비관세 장벽 해소, 품목별 원산지 기준 등 6개 장에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연내 타결이라는 목표를 실현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하지만 이번 협상이 오는 11-12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 2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열리는데다 사상 처음으로 양국 통상장관이 수석대표로 나선 만큼 상품분야 등에서 '빅딜'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영무 산업부 동아시아FTA추진기획단장은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상품에서 시장개방을 어떤 식으로 할 것인가가 가장 큰 문제"라며 "양측 입장을 조금씩 반영해 전체적으로 패키지를 만들어 이 패키지가 합의되면 다른 이슈들이 다 풀릴 수 있도록 하는 일괄타결을 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일괄타결 과정에 정무적 판단이 필요해 한중 FTA 협상 수석대표를 장관급으로 격상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은 통상 차관보가 맡아온 협상대표가 이례적으로 장관으로 격상되고, 9월 13차 협상에 이어 이번에도 베이징에서 회의가 개최된 것을 보면 APEC 회의 기간 중 열릴 예정인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간 정상회담에서 한중 FTA 타결선언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