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락 '직격탄'… 정유사, 영업이익 전년비 96% 급감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SK이노베이션 (103,800원 ▼1,500 -1.42%)과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의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96%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계속된 정제마진 약세와 국제유가 급락, 원화가치 상승 '3중고'로 신음하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103,800원 ▼1,500 -1.42%)과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의 올 3분기 총 매출은 38조7262억원, 영업이익은 34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할 때 매출은 5.3%(2조1873억원), 영업이익은 전년(8355억원)의 4%수준으로 급감했다. 9634억원이던 순이익은 1년 만에 3033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정유4사 모두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탓이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매출 16조6085억원에 영업이익 48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4.6% 급감했다.

GS칼텍스와 S-OIL은 적자를 기록했다. GS칼텍스는 매출 10조1916억원에 영업손실 144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매출 11조7842억원, 영업이익 3489억원)에 비해 매출은 13.5%(1조5926억원) 감소, 영업이익 부문은 적자로 돌아섰다.


S-OIL은 7조2679억원 매출에 396억원의 손실을 봤다. 지난해 동기 251억원 흑자에서 650억원 가까이 영업이익이 줄어든 셈이다. 두 회사 모두 2분기에 비해 적자폭이 줄어든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현대오일뱅크는 매출 4조6582억원에 영업이익 391억원을 올렸다. 다른 정유사들에 비해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로 선방했다는 평가지만,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72.7% 줄어들었다.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부진은 지난해 말부터 계속된 정제마진 약세와 국제유가 급락,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것이다. 침체된 세계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아 석유류 제품 수요가 급감한 데다, 미국의 셰일에너지 생산과 중동의 원유 증산으로 공급이 늘어나서다.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의 경우 지난 3분기 배럴당 1~3달러 수준에서 오르내렸다. 업체별로 마케팅비용 등을 고려한 마진율에 차이가 있지만, 통상 정제마진이 4달러 이상에서 형성돼야 이익을 본다는 점을 감안하면 '팔수록 손해 보는' 구조인 셈이다.

또 두바이유기준 배럴당 100달러 이상에서 형성돼 있던 국제유가가 3분기 말 90달러 중반까지 급락한 점도 3분기 실적 부진의 주원인이다.

지난 9월초 두바이유는 배럴당 100.94달러에 거래됐으나 9월 말에는 94.9달러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원유를 사들여 선적한 시점에서 국내로 들여오기까지 1달 이상 시간이 걸리는데, 유조선에 실고 이동하는 동안 배럴당 5달러 이상의 재고평가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여기에 미리 사들여 놨던 비축 원유에 대한 평가손실도 더해져 대규모 영업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이 1달러 수준에서 오르내리고 원유가 급락, 원화가치 상승 등 악재가 겹쳤다"며 "4분기에는 동절기 난방유 수요가 있고 국제유가 하락세도 완만한 것으로 보여 실적개선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