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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뜨면 무조건 상표 등록", 전문브로커의 상표 '작업'

선출원주의 악용한 상표 등록 사례 늘어…당하지 않으려면 미리 등록하는 게 '유일한' 해결책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입력 : 2014.11.1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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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뜨면 무조건 상표 등록", 전문브로커의 상표 '작업'
상표(브랜드) 권리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관련 갈등을 피하기 위해 상품이나 서비스를 선보이기 전부터 미리 권리를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이에 따른 각종 부작용도 속출한다. 이런 상황에서 무분별한 상표 등록을 제한하는 논리와 그래도 상표권은 보호돼야 한다는 논리가 서로 충돌하는 모습이다.

하마터면 이름을 뺏길 뻔한 '꼬꼬면'이 대표적인 사례다.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레시피가 소개되며 관심을 모으자 팔도는 레시피의 원작자인 개그맨 이경규와 함께 꼬꼬면을 상품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순조롭게 흘러가던 상품화 계획은 출시를 얼마 남기지 않고 뜻밖의 장애물을 만나야 했다. 레시피와 전혀 관련이 없는 한 일반인이 이미 꼬꼬면의 상표를 먼저 등록한 것. 무조건 상표 등록을 먼저 한 사람에게 우선권을 주는 상표권 선출원주의를 악용해 상표권을 선점하려는 이른바 전문 브로커의 '작업'이었다.

이 같은 상표권 선점을 둘러싼 갈등은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미국의 애플과 테슬라는 중국 시장 진출에 앞두고 각각 '아이패드', '테슬라'를 상표 등록한 일반인과 소송을 치러야 했고, 한국에서는 저가항공사 '이스타항공'과 인기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꼬꼬면과 테슬라 등은 그나마 상표권 공격으로부터 권리 방어가 수월한 편이었다. 누가 봐도 상표(브랜드)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소송을 통해 권리를 구제받을 가능성도 높다.

"용어 뜨면 무조건 상표 등록", 전문브로커의 상표 '작업'
그러나 이번 '블랙프라이데이'처럼 보통명사와의 경계가 애매한 경우는 문제가 복잡해진다. 상표권리에 대한 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블랙프라이데이의 원조격인 미국과 영국에서는 블랙프라이데이를 보통명사로 인정해 특정인이나 기업의 상표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우리 특허청은 이를 상표로 인정했다. 관점에 따라 언제든 다른 결론이 내려질 수 있는 셈이다.

법무법인 '원'의 이영주 변호사는 "특허청이 상표등록을 받아들인 것은 아직 국내에서는 (서구권과는 달리) 블랙프라이데이가 보통명사처럼 쓰이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상표권리를 선점해 이익을 챙기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상표권 이해가 부족해 두고두고 속 앓이를 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초코파이'하면 '오리온'과 광고카피 '정'(情)을 떠올릴 정도지만 '초코파이' 상표의 주인은 오리온이 아니다. 대법원까지 간 롯데제과와 상표권 소송에서 패하면서 '초코파이'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보통명사가 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초코파이는 해외에서만 14억개가 팔린 초인기 상품, 카피상품의 판매량도 엄청나다. '초코파이'를 알리기 위해 오리온은 1974년 출시 이후 40년간 갖은 공을 들였지만 정작 카피 상품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는 데도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상표권 전문가들은 갈등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상표(브랜드) 관리를 주요 경영전략으로 삼아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상표권 선점에서부터 카피 상표에 이르기까지 상표권에 대한 공격이 갈수록 늘어나는 만큼 방어를 위해서라도 하나하나 꼼꼼히 관련 내용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문지훈 인터브랜드 대표는 "처음 브랜드를 만들 때부터 매우 세세한 부분까지도 고민하고 결정해야 한다"며 "향후 5년 이상의 명확한 사업계획을 세운 뒤 해당 브랜드가 어디까지 확장될 것인지를 미리 가늠하고 측정해 상표권을 등록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원'의 성창익 변호사는 "상표 가치 훼손에 대응, 적극적으로 민, 형사상 조치를 취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며 "상표권 등록 현황을 면밀히 검토하고 필요하다면 상표권 등록을 미리 진행해 분쟁 소지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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