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2014년, 달라지려면 미니멀리즘에 빠져라

워런 버핏은 주식 투자로 세계 3위의 부자가 된 인물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가 성공한 비결은 주식 투자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뿌리는 보지 못하고 열매만 보고 섣불리 판단하는 것이다. 주식 투자로 인한 어마어마한 돈은 열매일 뿐이다. 그가 주식 투자를 평생의 업으로 선택하고 주식 투자를 잘할 수 있게 해준 근본은 뿌리다. 그 뿌리 중 하나가 시간관리이다.



누구나 하루 24시간의 시간을 써가며 주식이든, 사업체든, 학문적 성과든 뭐든 좋은 열매를 맺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한다. 하지만 똑같은 24시간이 주어져도 어떤 열매는 튼실하지 못하고 어떤 열매는 흠없이 탐스럽다. 비결이 뭔지 버핏의 전용기 조종사로 10년을 일한 마이크 플린트의 경험을 통해 배워보자. 사업가이자 사진작가인 제임스 클리어가 플린트의 친구에게 듣고 정리한 얘기를 소개한다.


버핏은 플린트와 경력에 대해 얘기하면서 가장 중요한 25가지 목표를 적으라고 했다. 그런 다음 플린트가 적은 목표들을 읽어 보면서 가장 중요한 5가지 목표에 동그라미를 치라고 했다. 이제 플린트는 가장 중요한 목표 5가지로 구성된 A목록과 그 다음으로 중요한 목표 20가지가 있는 B목록을 갖게 됐다. 플린트는 그 목록을 바라본 뒤 버핏에게 이제 자신이 당장 해야 할 일이 뭔지 알겠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목표 5가지에 집중하겠다고 결심이었다. 그러자 버핏이 "그렇다면 동그라미를 치지 않은 나머지 목표들은 어떻게 하지?"라고 물었다.

플린트는 대답했다. "가장 중요한 5가지가 내가 집중적으로 초점을 맞춰야 할 목표입니다. 나머지 20개는 그 다음이죠. 물론 나머지 20개 목표도 중요하니 시간이 날 때마다 간간히 노력해야죠. 긴급한 목표들은 아니지만 어쨌든 이루려고 헌신할 겁니다."

그러자 버핏이 말했다. "아니, 그게 아니야. 자넨 지금 잘못하고 있는 거야. 자네가 동그라미를 치지 않은 나머지 목표들은 모두 어떻게든 피해야 할, 하지 말아야 할 목표들이야. 자네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5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할 때까지 나머지 목표들에 대해선 절대 어떠한 관심도 기울여선 안 되네."

성공하기 위한 핵심은 미니멀리즘이다. 군더더기를 모두 제하고 간결하고 단순하게 핵심만을 추구하는 집중력이다. 이 때 정작 어려운 일은 좋아하고 관심도 있지만 정말 중요하지는 않은 일을 제거해나가는 것이다. 모든 행동에는 비용, 대가가 따른다. 어떤 행동을 취하든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고 그 행동을 함으로 인해 하지 않은 다른 행동에 대한 기회비용이 발생한다.


플린트는 자신이 적은 25가지 목표 가운데 6번째부터 25번째까지 일도 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5가지와 비교했을 때 6번째부터 25번째까지 하고 싶은 일들은 그저 집중을 방해하는 소음일 뿐이다. 차상위 우선순위에 시간을 쓰는 것이 당신이 지금까지 가장 중요한 인생의 5가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이유다. 그저 이 분야, 저 분야의 일을 조금씩 잘할 뿐 어디에서도 최고가 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2014년도 이제 한달 반밖에 남지 않았다. 올초 세운 목표를 이룬 사람도 있고 이루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솔직히 나는 올초 무엇을 목표로 세웠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뭔가를 결심했겠지만 뭔가 또 다른 중요한 일이나 하고 싶은 일이 생겨 당초 결심했던 일들이 흐지부지 잊혀져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어떤 목표도 내 인생에 절박한 톱5는 아니었던가 보다.

2015년에는 정말 다른 삶을 시작하고 싶다면 12월 말까지 남은 기간 동안 버핏의 시간관리법을 따라 이루고 싶은 일들을 쭉 써보고 가장 중요한 5가지를 신중하게 골라내자. 그리고 새해엔 그 5가지에만 집중하자. 이 때 중요한 것은 이 목표들이 자신의 노력과 결정으로 실현할 수 있는 일들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들어 자녀 성적 상위 5% 이내로 끌어올리기 같은 목표는 나의 목표가 아니라 자녀의 목표다. 올해 반드시 결혼하기 같은 목표도 상대방이 있는 목표라 나의 노력만으로 안 되는 부분이 있다. 목표는 나의 결단과 의지와 노력만으로 달성 가능해야 충분한 동기부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