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수주량에서 앞섰던 중국, 인도량에서는 한국에 밀렸네

현대미포조선이 친환경 기술을 적용해 건조한 PC선./사진제공=현대미포조선

한국 조선업체의 선박 인도 비율이 5년만에 중국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하나대투증권이 영국 해운·조선 시황분석기관인 클락슨을 인용해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한국의 누적 선박 인도량은 1002만7000CGT(표준화물선환산톤)으로 중국의 978만4000CGT를 제쳤다. 한국이 올해 1~10월 기간 동안 중국보다 2.5% 더 많이 선박을 인도한 것이다.


월별 인도량(volume of delivery)은 2~3년전의 월별 수주량(volume of order)이 실현되는 것이다.

양국의 2~3년전 누적 수주량과 현재 인도량을 각각 비교해보면 한국의 선박 인도 비율이 중국을 앞선다.

클락슨에 따르면, 2011년 1~12월 누적 수주량은 한국이 앞섰다. 이 기간 동안 한국이 1451만3379CGT, 중국이 1277만3566CGT를 누적 수주해 한국이 173만9813CGT(12%)만큼 더 수주했다.

2012년 1~12월 누적 수주량은 중국이 한국을 앞질렀다. 이 기간 동안 한국과 중국의 누적 수주량은 각각 839만2624CGT, 868만8031CGT다. 중국이 한국보다 29만5407CGT(3.5%)만큼 더 수주한 것이다.

2012년 수주량에서 한국을 앞선 중국 조선업이 실제 배를 선주에게 건내는 인도량에서는 한국보다 뒤처진 이유는 중간에 인도 지연이나 단축 등 변수가 생겼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에 있는 조선소에서 새로운 선종을 수주했다가 계속 문제가 돼서 인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인도량을 기준으로, 한국 조선업계는 지난 2009년 이후 5년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앞섰다. 한국은 2009년 1320만CGT로 중국(1091만6000CGT)을 앞섰으나 2010년 1423만2000CGT로 중국(1662만8000CGT)에 뒤지기 시작했다.

2011년(한국 1407만8000CGT, 중국 1722만9000CGT)과 2012년(한국 1260만1000CGT, 중국 1780만3000CGT)에는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그러나 지난해(한국 1121만2000CGT, 중국 1156만7000CGT) 다시 차이를 좁히기 시작해 올해 결국 역전했다.

조선소별 인도량을 보면 현대미포조선 (69,800원 ▲4,900 +7.55%)이 올 들어 지난달까지 61척으로 1위, 일본 이마바리조선과 현대중공업 (118,700원 ▼700 -0.59%)이 각각 50척과 45척으로 2, 3위를 기록했다. 중국 조선소는 상하이와이가오차오(上海外高橋)조선소가 25척으로 9위에 이름을 올렸다.

박무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인도 실적이 결국 조선소의 실력을 판단하는 명확한 기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한국 조선소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익성을 고려한 선별 수주를 하는 반면 중국은 여전히 선가를 낮춰 수주량을 늘리고 있다며 중국은 기술력이 부족해 선박 인도 실적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