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은 '중기 지원' 시작하고 나면 이윤확보?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출처=미래창조과학부.

"NS홈쇼핑에서 농수산식품 비중이 60%라고 하지만 지난 6월 조사결과, 국산제품은 6% 밖에 안된다."(안영수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정책과 과장)

"홈앤쇼핑 중기편성 비율을 실제 모니터링해보니 편성비율이 80%를 넘겼지만, 돈되는 회사는 25차례나 방송해주면서 1번만 방송한 곳은 71곳에 달한다."(최재섭 남서울대 교수)

지난 17일 국립과천과학관에서 개최된 '공영TV홈쇼핑 승인정책방안 공청회'장에서 쏟아져 나온 지적들이다. 정부가 중소기업 제품 및 농수산물 판로 확대라는 공익 목적 달성을 위해 '공영TV홈쇼핑(제7홈쇼핑)'을 내년 출범시키기로 결정한 가운데 비슷한 목적으로 출범했던 'NS홈쇼핑'과 '홈앤쇼핑'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는 경고다.

◇ 국산농축산물 판매 비중 6%?＝NS홈쇼핑(구 농수산홈쇼핑)은 농축수산물 판로개척이라는 공익 목적을 위해 지난 2001년 출범했다. 홈앤쇼핑은 중소기업 제품 판로 확대를 위해 중소기업중앙회와 농협경제지주, IBK기업은행, 중소기업유통센터 등을 주요 주주로 2011년 출범했다. 옛 방송통신위원회가 홈앤쇼핑의 경우 80% 이상 중기제품 편성을 승인 조건으로 내걸고, NS홈쇼핑은 분기별 60% 이상 농축수산물 편성을 재승인 조건으로 제시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주주 및 경영진 개편 과정에서 민간 홈쇼핑 사업자들과의 본격적인 이윤 확보 경쟁에 합류하면서 초기 목적성을 상실했다. 홈앤쇼핑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평균 판매수수료율이 31.5%로, 홈쇼핑 6개사 평균(34.4%)보단 낮은 수준이나, 배송료를 협력사에 부담하고 있어 실질 수수료는 더 높다돲, 돱20%에 가까운 높은 이익을 남기고 있어 중소기업을 돕겠다는 설립 취지가 무색하다돲는 질책을 받았다.

국산 농축산물 판매 비중이 6%에 불과한 NS홈쇼핑의 존립 근거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카드깡(신용카드 대출), 납품비리 등 이른바 '갑질' 논란도 다른 홈쇼핑들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주주배당조차 용납 안해" vs "경쟁력 의문"＝정부는 공익TV홈쇼핑 법인 성격을 재단법인(비영리법인) 혹은 영리법인화하더라도 공공기관과 비영리법인, 공익목적을 위해 특별법에 근거해 설립된 법인으로 제한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운영수익 전액을 홈쇼핑 사업에 재투자할 것을 승인조건으로 제시했다. 홈쇼핑 사업을 통한 이윤추구나 주주배당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것.

또한 홈쇼핑 승인 정책으로는 처음으로 최초 판매 수수료율 상한(20%)선을 못 박고 판매상품도 중기 및 농축수산물 95% 이상 편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달 중 이같은 내용을 뼈대로 최종안을 확정한 뒤 승인신청 공고를 낼 계획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까다로운 소유구조와 승인조건을 통해 철저히 '이윤 추구'를 통제한 정부 승안정책안 탓에 제7홈쇼핑이 과연 대안 채널로 자리 잡을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홈쇼핑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적절한 이윤추구와 회수원칙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결국 경쟁력이 떨어져 시장에서 도태되고 말 것"이라며 "웃돈을 주더라도 보다 경쟁력 있는 홈쇼핑 채널에 입점하려는 게 판매자들의 입장을 간과한 정책 사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홈쇼핑 사업자들의 재승인 조건과 시기단축, 정부 관리감독권한 강화 등 정부의 사후 관리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제7홈쇼핑 역시 실패사례로 남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