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취소' 직권취소…與 "교육청 탓" vs 野 "교육부 탓"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가회동 중앙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교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18일 교육부가 서울시교육청의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지정취소 처분에 대해 전날 직권취소한 것과 관련,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향후 교육현장에서 일어날 혼란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함께 냈다.


교육부는 서울시교육청이 지난달 경희고, 배제고, 세화고, 우신고, 이대부고, 중앙고 등 6개교에 대해 자사고 취소 처분을 내린 것이 지방자치법에 위반되고, 자사고 재평가 실시가 교육감의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된다며 전날 직권 취소했다.

이같은 교육부의 결정에 대해 여당 교문위원들은 교육청의 강행에 따른 예상된 수순이라고 평가한 반면, 야당 위원들은 교육청의 명확한 입장에 교육부가 부당하게 제동을 건 것이라고 맞섰다.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은 자사고 논란의 원인에 대해 "기본적으로 서울시교육청이 자사고 지정취소를 밀어붙인 것이 잘못"이라며 "무조건 옳다는 식의 공약 밀어붙이기에 학생과 국민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내용적으로 좋지 않은 교육정책보다 더 나쁜 것은 자주 정책을 바꾸는 일"이라며 "의견 수렴을 제대로 하지 않고 '밀어붙이기'식 지정취소한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교육부에 대해서도 "교육청과 충분한 논의를 해보려는 태도가 있었는지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상일 의원은 "국정감사 때부터 지적이 나왔지만 교육청은 교육부의 처분 취소를 예상하면서도 지정취소를 강행했다"며 "자신의 생각을 관철하려는 조희연 교육감의 우격다짐으로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 교문위원들은 애초에 자사고 취소가 교육감의 권한인 만큼 이를 취소한 교육부가 직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혜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교육청은 애초부터 자사고 지정취소가 교육감의 권한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밝혀왔다"며 "교육부가 법규 조치를 내리는 직권 남용을 해 혼란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배재정 의원도 "법령상 봤을 때 자사고 지정취소는 교육감 권한이 명확하다"며 "교육부가 자사고 지정취소와 관련해 교육부장관의 동의를 얻도록 시행령을 바꾸려는 것도 교육감 고유 권한임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배 의원은 "교육문제에 있어 정치 논리로 접근하는 교육부의 태도가 유감스럽다"고 강조했다.

법적 다툼으로 비화될 다음 수순을 두고는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를 함께 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앞서 교육부의 직권취소에 대해 "발목잡기 시도"라고 평가하며 자사고 원서접수가 종료되는 21일 이후 대법원에 직권취소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상일 의원은 "자사고 지위가 불투명해진 만큼 내년도에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관련된 6개 자사고 입학을 기피할 것 같다"며 "학생들과 해당 학교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훈 의원은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을 법적 판단에 맡기는 것을 국민들은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배재정 의원은 "학생과 아이를 위한 교육 환경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데 교육부가 그렇지 못해 유감스럽다"며 "교육청의 대응과 법원의 판단을 충분히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논평을 통해 "교육부의 결정은 입학부정과 회계부정, 사교육을 유발한 자사고들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