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車 배당 8.5%···현대차 쥐꼬리 배당 얼마?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 간 교차 거래를 가능케 한 '후강퉁'이 17일 개막하면서 베일에 가려졌던 중국본토 A주가 국내 투자자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13억 인구의 내수시장을 갖춘 중국기업들이 투자 대안으로 부상하며 국내 주식의 상대적 매력이 급감하는 추세다.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 중국 본토 A주 시장은 '유상증자의 천국', '과도한 고평가', '회계 불투명성'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하지만 상하이 증시를 대표하는 종목들은 성장성 면에서 국내 기업을 압도할 뿐만 아니라 주주환원 면에서도 더 선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특히 국내 대표 자동차업체인 현대차 (250,000원 ▼2,500 -0.99%)와 중국을 대표하는 자동차업체인 상하이자동차를 비교할 때 그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상하이車, 세계 최대 시장이 곧 '안방'=상하이자동차(SAIC MOTOR)는 중국 최대 자동차 기업으로 시장점유율은 약 24%다. 소형에서 중대형 세단에 이르는 자동차 전 라인을 갖추고 있으며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인 폭스바겐, GM과 각각 제휴한 조인트 벤처 지분 50%를 보유 중이다.

중국 기업들의 부실 평판과 달리 상반기 기준 약 810억 위안의 순현금을 보유해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비 11.8% 증가한 4687억 위안, 영업이익은 전년비 17.9% 늘어난 110억 위안을 기록했다. 중국 자동차 시장 성장으로 내년 매출액과 영업이익(블룸버그 기준)은 각각 11.4%, 14.3% 증가한 7054억 위안, 401억 위안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배당수익률이 0.9%(2013년 기준)에 불과한 현대차와 비교할 때 배당률은 충격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배당수익률이 8.5%에 달했다. 올해 주가가 다소 올랐지만 현 주가 수준에서도 6%대 수익률이 기대되고 있다. 배당성향은 53%로 순익의 절반 이상을 배당해 현대차(3년 연속 10% 전후)와 차이가 극명했다.

잭 융 모간스탠리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동종 기업 대비 저평가인데다 꾸준한 고배당이 매력적이다"며 "후강퉁 개시로 저평가가 해소될 것으로 보여 재평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상하이자동차의 주가수익비율(PER)은 7.4배로 글로벌 평균(10배)에도 못 미치고 있다.


지난해 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조인트 벤처 영향으로 상하이자동차가 더 컸으나 현대차의 순이익이 8.5조원으로 훨씬 컸다. 2014년 예상 실적 대비로도 현대차의 PER이 5.5배로 더 저평가돼 있으나 성장성·밸류에이션·고배당을 모두 고려하면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은 상해자동차에 쏠리는 추세다.

남경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향후 5년 동안 상하이자동차의 외형은 연 10% 수준의 고성장이 예상된다"며 "매출액의 99%가 중국 로컬 시장에 집중돼 있어 중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할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성장성+주주환원 정책에서 우위=상하이자동차 외에도 상하이 증시에는 화위자동차(4.6%), 칭다오하이얼(2.4%), 버스 제조업체인 우통객차(3.9%), 귀주모태주(2.7%) 등 우량 고배당주가 산재해 있다.

중국 정부가 기업의 배당정책을 강화하면서 중국 상하이증시의 배당수익률은 2009년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상해 SSE180 지수의 평균배당수익률은 3.7%였다. 반면 코스피200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1.1%에 그쳤다.

산업별 성장성도 중국 시장이 압도적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세계 석유의 12%를 소비하고 있다. 조선업의 경우 글로벌 불황에도 불구하고 수주잔고가 안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건설도 중국의 도시화율이 선진국 대비 저조해 투자 수요가 풍부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한국 증시가 모두 저평가됐다고 보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 중국 소비 관련주의 주가가 100%~300% 급등한 것에 비춰볼 때 중국 내수시장을 등에 업은 중국 기업들의 성장성과 주가수익률이 국내 기업보다 더 높을 거란 의견이 우세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중국 증시는 수 년 간의 주가 부진으로 이제 바닥을 쳤다"며 "중국 소비자나 중국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하는 한국 주식들의 상승세를 감안할 때 향후에도 중국 주식의 투자 매력이 클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