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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때 알려지지 않은 성과…GCF(녹색기후기금)

[박재범의 브리핑룸]

박재범의 브리핑룸 머니투데이 세종=박재범 기자 |입력 : 2014.11.21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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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정상들이 모이는 정상회의는 ‘소문난 잔치’와 비슷하다. 딱히 먹거리가 없다. 현란한 수사가 오가지만 공허한 외침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아전인수(我田引水)로 귀결된다. ‘자기가 잘 했고 그래서 잘 된 것’이라는 결론이다. 정상회의 뒤 나오는 공동선언문(코뮤니케) 속 문구는 훌륭한 증거가 된다.

그렇다고 정상회의를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다. 그들의 만남, 선언 자체가 갖는 파급력은 기대 이상인 경우가 적잖다. 국가간 신경전, 정상간 견제구가 갖는 의미도 상당하다.

지난 15~16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정부는 좋은 성적표와 견제구를 성과로 내세운다. 우선 우리나라가 제출한 성장전략이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가에서 1등 성적표를 받았다. 계획의 실현 가능성은 논외로 치더라도 20개국이 제출한‘계획’ 중 모범이 된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견제구는 ‘엔저 비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자국의 경제 여건만을 고려한 선진국의 경제정책이 신흥국에'부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치면 이것이 다시 선진국 경제에 악영향을 주는 '역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대로 가면 안 되겠다고 생각을 해서 마음을 먹고 얘기한 것”이라고 부연했을 만큼 일본을 겨냥한 작심 발언이었다. 반응은 괜찮다. 언론은 성적표와 견제구를 대서특필했다.

화려한(?) 두 성과에 비해 빛을 보지 못한 사례가 하나 있다. 녹색기후기금(GCF) 관련 노력이다. 사실 결과로만 보면 논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것은 GCF 관련 내용이다. 성적표와 견제구가 ‘수사(修辭)’에 가깝다면, GCF 프로젝트는 실리 추구용이다. 그리고 실리를 얻기까지 과정은 고단했다.

G20 코뮤니케(공동선언문)에 ‘GCF 지원을 재확인한다’는 내용(We reaffirm our support for mobilising and finance for adaptation and mitigation, such as the Green Climate Fund)을 담은 게 그렇다. 의례적 표현 같지만 한 줄이 들어가기까진 적잖은 진통이 있었다.

의장국인 호주가 만든 코뮤니케 초안엔 GCF 관련 내용이 없었다. 우리나라는 관련 내용의 삽입을 요구했다. 송도에 GCF 사무국을 유치한 한국은 사실상 GCF의 대변자 역할을 자임한 터였다. 박 대통령의 애착도 컸다. 9월 UN정상회의 때 1억달러 출자 의지를 밝히며 관심을 이끌어낸 데 이어 G20 정상회의에서도 국가간 ‘약속’을 만들어보자는 구상이었다.

유럽 국가들이 지원 사격에 나서면서 분위기가 형성됐다. 박 대통령과 최경환 경제부총리 등이 양자회담 때마다 줄곧 GCF 관련 지원을 강조해온 게 덕을 봤다. 정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나 최 부총리가 회담할 때마다 의제에 기후변화와 GCF를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하지만 호주의 반대도 예상보다 강했다. 각국 실무진이 코뮤니케 작업을 마무리할 때까지 합의하지 못한 채 ‘공란’으로 정상회의에 올렸다. 정상들의 ‘결단’으로 넘겨진 셈인데 결국 한국의 입장을 담는 것으로 결론났다. 구속력이 없는 코뮤니케라지만 국가간 최소한‘약속’의 의미는 갖는다. 눈치보던 나라들이 분위기 전환을 읽을 정도의 메시지는 된다는 얘기다.

코뮤니케 문구보다 더 가시적, 실리적 성과는 돈이다. 박 대통령의 정상외교, 코뮤니케 힘겨루기도 결국 돈을 모으기 위한 전략 전술의 하나였다. 열매는 20일 밤(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GCF 공여회의에서 확인됐다. 각국이 제시한 금액의 총액은 100억달러에 육박했다. 미국 30억달러, 일본 15억달러, 독일 10억달러 등이다. 선진국의 목돈이 큰 힘이 됐지만 ‘GCF 대변자’ 한국의 힘도 도움을 줬다.

GCF를 만들고 사무국을 유치했으니 당연히 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국제기구를 만들고 돈을 모으는 게 말처람 쉬운 것은 아니다. 정부 관계자는 회식에 비유했다. 작은 회식의 날짜를 잡고 장소를 정하고 회비를 분담하고 실제 회식을 하는 것도 힘들지 않냐는 거다.

돌이켜보면 GCF 사무국 유치전은 치열했고 관심도가 높았다. 국제기구의 한국 유치는 쾌거라는 평도 많았다. 그리곤 곧 사그라들었다. 첫 술을 잘 떠야 더 큰 국제기구와 조직이 서울, 송도, 부산으로 올 텐데 유치 때만 열을 올린 것은 아닌지. 작은 회식을 잘 치러야 그 다음 행사도 맡기는 법 아닐까. 그나마 무관심 속 100억달러 펀딩을 해 낸 것은 적잖은 성공이다.

박재범
박재범 swallow@mt.co.kr

정치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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