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 조홍근의 내 몸 건강 설명서] 당뇨에는 4! 6! 3!을 꼭 기억하세요!

최근 우리나라의 당뇨병 사망률이 OECD국가 중 2위라는 언론의 보도가 주 나옵니다. 매우 높은 수치입니다. 아직 당뇨 합병증에 대한 환자와 의사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당뇨병은 혈당 수치만 잘 조절하고 유지하면 된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환자들에게 식생활이나 운동 교육을 해도 호응도가 낮은 편이며, 합병증을 검사하려 해도 혈당만 잘 잡히면 되지 왜 그러냐며 약만 복용하는 사례도 많습니다.
그러나 당뇨병은 단순히 혈당이 올라가는 병이 아닙니다. 혈당 수치는 가장 특징적인 요소에 불과합니다. 당뇨병의 최종 결과는 혈관병입니다. 따라서 당뇨병 치료의 목적은 단순히 혈당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포함한 여러 방법을 사용하여 혈관병을 예방하는 것입니다.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같은 생활습관병은 네 가지가 잘못되어 발생합니다. 물론 부모에게서 받은 유전적 경향이나 어머니 뱃속에서의 환경도 중대한 영향을 끼치지만 이는 자신이 조절할 수 있는 요인은 아닙니다. 자신에게 책임이 있는 4가지 요인이 중요합니다.

1. 잘못된 식습관

어떤 병이든 식사 습관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열량이 높은 음식, 지나치게 기름이 많은 음식, 단순당이 많은 음식 등이 대표적입니다. 과음은 말할 것도 없이 해롭습니다. 빨리 먹는 습관, 식사 후 눕거나 계속 앉아만 있는 습관도 당뇨병 발생에 일조합니다. 아침을 습관적으로 굶는 습관도 당뇨병 발생에 큰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2. 잘못된 생활습관

우리나라 농촌 노인들의 당뇨병 유병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그 이유 중 하나로 경운기를 꼽습니다. 옛날 같으면 옆 마을이나 가까운 데 갈 때 걸어 다녔는데 이제는 아주 가까운 거리도 경운기를 타고 다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일상에서의 활동 부족은 당뇨병 발생에 기여합니다.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리모컨, 컴퓨터, 스마트폰 등으로 인해 현대인의 활동 범위는 매우 줄어들었습니다. 회사 옆 동료에게 직접 다녀오거나 계단을 올라 위층 다른 부서에 갔다 오는 움직임 등을 과소평가하지 쉬운데, 실은 매우 중요한 운동입니다. 이런 일을 전산이 대신하고 생활이 스마트해질수록 몸은 둔해지고 병은 우리를 찾아옵니다.


3. 잘못된 수면습관


6시간 미만을 자면 당뇨병 위험이 높아집니다. 그렇다고 8시간 이상 자도 좋지 않습니다. 보통 6~7시간 정도의 수면이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수면 시간뿐 아니라 질도 아주 중요합니다. 코를 심하게 골거나 과음하면 선잠을 자기 쉬운데, 그러면 충분한 시간을 자도 몸에 그리 좋지 않습니다. 언제 자는지도 중요합니다. 보통 11시 이전에 잠이 들어서 새벽 3시까지는 깊은 잠에 들어 있는 것이 좋습니다. 교대근무가 잦아서 낮에 자고 밤에 일하는 사람은 더욱 당뇨병과 심장병을 조심해야 합니다.


4. 잘못된 마음가짐(스트레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입니다. 불안, 분노, 걱정, 중압감 등의 심리적 스트레스는 내분비계에 이상을 일으켜 코티졸을 분비시키며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등을 유발합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극도의 스트레스 끝에 당뇨병에 걸립니다.


?당뇨병 제1의 합병증은 혈관합병입니다. 당뇨병 환자의 사망원인은 심장병, 뇌졸중 등 혈관병이 가장 많습니다. 혈관병은 크게 ‘큰혈관 합병증’ 3개와 ‘작은혈관 합병증’ 3개 총 6가지가 있습니다.

큰혈관 합병증

1. 심장혈관합병증- 심근경색증, 협심증, 심부전
2. 뇌혈관합병증 - 뇌졸중, 혈관성 치매
3. 말초동맥경화증 - 다리혈관폐색

작은혈관 합병증

4. 눈혈관합병증 - 당뇨성 망막증
5. 콩팥혈관합병증 - 단백뇨, 당뇨병성 신증, 신부전
6. 신경혈관합병증 - 당뇨병성 신경증

큰혈관 합병증이 작은혈관 합병증보다 더 치명적이고 위험하지만, 작은혈관 합병증은 실명이나 투석처럼 생활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기에 가볍게 볼 수 없습니다. 게다가 당뇨병에 의한 치매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당뇨 합병증 검사를 한다는 말은 바로 이 6가지에 대한 평가로, 당뇨병 치료의 가장 중요한 근간입니다.


3가지의 좌표

당뇨병의 치료는 다음 3가지 틀에 맞추어서 합니다. ABC로 외우면 쉽습니다. 중요도는 CBA지만 다 중요하니 ABC로 합니다.

1. A1C(당화혈색소)

?당화혈색소는 3개월 동안의 혈당수치를 평균한 값으로 %로 표시합니다. 정상인은 5.9%미만이고 당뇨병 환자는 적어도 6.5%미만까지 낮추는 것을 권장합니다. 기대수명이 늘어났으므로 당뇨병을 가지고 살 날이 더 길어졌기 때문에 당을 더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혈당을 낮추느라고 생긴 부작용이 없는 한에서는 6.5%미만으로 내려가도 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혈당조절은 작은혈관 합병증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즉 망막, 신장, 신경은 혈당조절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서양인과 달리 한국인은 당뇨를 오래 앓으면 신장기능이 크게 저하되어 신부전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철저한 혈당 조절이 필요합니다.

2. Blood Pressure(혈압)

혈압조절은 심장, 뇌, 말초동맥 같은 큰혈관 합병증과 관련 있습니다. 옛날에는 낮을수록 좋다고 했지만, 최근 여러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낮춰도 별로 좋아지지 않고 오히려 환자에게 해로울 수도 있다고 합니다. 당뇨 환자에게는 130/85mmHg까지 낮추기를 요구하는 권고안이 대세인데 나라마다 다릅니다. 저는 130/80mmHg로 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단백뇨의 조절에도 혈압을 낮추는 것이 필수적인데 최근 연구에 의하면 혈압보다는 혈당 조절이 단백뇨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고 합니다.

3. Cholesterol(고지혈증)

?고지혈증은 심장병 발병 원인을 말할 때 부동의 1위입니다. 당뇨병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큰혈관 합병증이 증가하고, 그중에서도 심장병이 가장 위험합니다. 그러나 고지혈증에 대해서는 대륙마다 의견이 다릅니다. 유럽은 40세 이상의 당뇨병 환자는 콜레스테롤 농도에 상관없이 무조건 고지혈증 치료를 하라고 합니다. 미국은 위험도 계산을 해서 처방하라고 권합니다. 우리나라는 LDLc이 100mg/dl이상이면 약을 쓰자고 합니다. 아직 통일된 견해는 없지만 저는 LDLc이 100mg/dl이거나 심장병 위험요인(경동맥협착, 좌심실비대, 흡연 등)이 있으면 약을 쓰는 쪽입니다

이처럼 당뇨병 환자는 현재의 치료가 6가지의 합병증을 막는 데 효과적인지 살펴보기 위해 정기적으로 ABC(당화혈색소, 혈압, 콜레스테롤) 3가지 좌표를 점검해야 합니다. 아래 정리한 문장을 읽으며 꼭 기억해 두기 바랍니다.


1. 당뇨병의 치료는 혈당 치료가 아니라 합병증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2. 당뇨병은 4가지 원인으로 발생한다. 따라서 이 4가지를 잘 다스려야 한다.
3. 당뇨병에는 6가지의 합병증이 있다.
4. 당뇨병 치료는 3가지 좌표로 점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