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울진군, 15년 '원전(原電) 갈등' 끝냈다.

머니투데이

세종=정혁수 기자

정홍원 국무총리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1일 오전 경북 울진 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울진 8개대안사업 합의 서명식'에 임석한 가운데 임광원 울진군수와 이세진 울진군의장, 조석 한수원 사장이 합의서에 서명하고 있다./뉴스1

지난 15년간 원전건설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온 정부와 경북 울진군간 신한울원전 건설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한수원과 울진군청은 21일 경북 울진군청에서 정홍원 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북면종합계획 등 지역종합사업을 내용으로 하는 '신한울 원전 건설관련 8개 대안사업'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8개 대안사업 일괄타결 지원금 2800억원을 울진군에 지급하기로 했다. 또 대안산업 요구가 관철됨에 따라 울진군도 신한울 1~4호기 건설사업에 적극 협조하게 된다.

이번 합의를 통해 양측은 원전과 같은 대규모 국책사업에 있어서 '지역은 국가에 기여하고, 지역에는 이에 상응하는 혜택이 주어진다'는 원칙을 재확인 했다. 특히 일방의 이익 관철이 아니라, 상호 양보를 통해 원전과 지역이 상생 발전을 도모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앞서 정부는 지난 1998년 원전건설을 위한 후보지 선정을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에 유치의사를 타진했지만 후보지 전 지역에서 반대의사를 표명하면서 난항을 겪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1999년 3월, 경북 울진군이 정부에 기존부지 확장 등 대안을 제시하면서 활로가 열렸다.

하지만 울진군이 제시한 14개 요구사항을 두고 양측은 지리한 '싸움'에 들어갔다. 당시 한수원 울진본부는 14개 요구사항 대신 8개 대안사업을 제시했고, 이를 일괄타결하는 조건으로 6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울진군은 그러나 일괄타결조건으로 5000억원을 다시 요구했고, 울진본부는 이에 1000억원을 제시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지지부진했던 양측의 협상에 다시 재개된 건 지난 2013년 울진본부가 8개 대안사업 일괄타결을 위해 1500억원과 SOC(460억원)을 제시하면서다.

이후 양측의 협상이 재개됐고 지난 2월 지원사업 1960억원, 교육·의료분야 지원은 별도 협의키로 하면서 총 2800억원 규모의 지원 합의를 이끌어 냈다.

한편 정홍원 국무총리는 이날 울진군청에서 열린 한국수력원자력과 울진군 간 '신한울 원전 건설관련 8개 대안사업 합의서 서명식'에 참석해 주민들에게 직접 감사의 뜻을 전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정 총리는 축사에서 "이번 합의는 지난 1999년부터 오랜 기간 어려운 협상 끝에 일궈낸 값진 성과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면서 "어려움 속에서도 국가 에너지정책을 이해하고 원전 건설부지 제공 등에 적극 동의해주신 군민들의 협조에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