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상장 앞둔 삼성그룹주 펀드에 뭉칫돈 몰려

수익률 부진으로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삼성그룹주 펀드로 최근 뭉칫돈이 들어오고 있다. 삼성전자 (77,000원 ▼2,600 -3.27%) 등 삼성그룹주의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삼성에스디에스 (147,300원 ▼2,300 -1.54%)(SDS)와 제일모직 상장 등으로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부각된데 따른 것이다.


◇삼성그룹주 펀드 1개월 평균 수익률 6%=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으로 삼성그룹주펀드 28개의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6.18%로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 2.80%를 크게 앞질렀다.

대신삼성그룹레버리지1.5[주식-파생재간접](Class A)의 수익률이 한 달 동안 12.20%로 가장 좋았고 KDB삼성그룹주분할매수 1[주혼] A(7..47%),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 1(주식)(C 1)(6.96%)도 양호했다. 상장지수펀드(ETF)인 미래에셋TIGER삼성그룹 ETF(8.56%), 한국투자KINDEX삼성그룹주SW ETF(8.39%), 삼성KODEX삼성그룹주(7.50%) ETF도 7~8%대 수익을 올렸다.

수익률이 눈에 띄게 개선되면서 순유출을 이어가던 삼성그룹주 펀드의 자금 흐름은 이달 들어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삼성그룹주 펀드에서는 2012년과 지난해 각각 1조원 넘는 자금이 빠져나간데 이어 올해도 자금 유출이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특히 지난 7월 1552억원, 8월 1331억원 대거 자금이 빠져나간 이후 환매규모가 9월에는 665억원, 10월에는 113억원으로 줄었고 이달 들어선 2572억원이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 2(주식)(A)에 이달 1267억원이 들어오는 등 대부분의 자금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삼성그룹주펀드로 유입됐다.

(자료=제로인, 20일기준)

전문가들은 삼성그룹주 펀드에서 가장 많이 편입하고 있는 대장주 삼성전자에 대한 실적이 3분기에 저점을 통과했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또 삼성그룹주 전반의 모멘텀인 지배구조 개편이 가시화 되면서 저평가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삼성그룹주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백재열 주식운용본부 부장은 "올해 삼성그룹주 부진의 주된 요인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IT계열사 때문이었지만 4분기부터는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며 "최근 삼성전자의 전향적 배당정책 천명과 더불어 삼성SDS, 제일모직의 상장 계획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향후 펀드 수익률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일모직' 공모주 노린다=앞서 삼성그룹주 펀드는 삼성SDS 상장에도 대부분 수혜를 누리지 못했다. 삼성SDS 공모 업무에 참여한 증권사들의 계열 자산운용사들은 자본시장법상 해당 주식을 3개월간 자사 펀드 등에 편입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삼성SDS 상장 주관과 인수를 맡은 국내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대투증권, 동부증권 등 5곳으로 계열 운용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 삼성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하나자산운용, 동부자산운용이 삼성SDS 주식을 매수할 수 없게 됐다.

삼성그룹주 펀드 설정액(ETF포함) 4조5698억원 중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펀드가 3조5101억원, 삼성자산운용의 펀드가 9032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삼성그룹주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의 대부분이 사실상 삼성SDS 상장의 수혜를 누리지 못한 셈이다.

하지만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에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참여할 수 있다. 제일모직 상장 주관 및 인수를 맡은 국내 증권사는 KDB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대투증권, KB투자증권, 삼성증권으로 이들 계열 운용사의 공모주 청약, 주식 매수는 제한된다.

백 부장은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이 열기가 뜨거울 것으로 예상돼 배정되는 물량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3개월뒤 삼성SDS를 비롯해 제일모직도 가격 평가 후에 추가매수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