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협동조합형 공공주택' 2년만에 결실

머니투데이

박성대 기자

국내 첫 협동조합형 공공주택 '이음채' 전경./자료제공=서울시

뜻이 맞는 입주자들이 모여 계획·시공부터 관리까지 참여하는 '협동조합형 공공주택'의 국내 첫 사례인 서울시 강서구 가양동 '이음채'가 지난 8월 완공돼 다음달 초 입주가 모두 완료된다. 서울시는 23일 이음채 입주민들이 박원순 시장과 공사에 참여했던 관계자들을 직접 초대해 집들이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협동조합형 공공주택은 박원순 시장이 민선5기 공약으로 내걸었던 임대주택 8만가구 공급 계획의 하나로, 이번에 첫 결실을 맺게 됐다는 게 시 설명이다. 이음채에는 현재 총 24가구 중 20가구가 입주를 완료했고, 다음 달 초 전 가구의 입주가 완료될 예정이다.

이음채는 강서구 가양동 1494-3 일대 시 소유 주차장 부지에 지하 1층~지상 6층·24가구 규모(전용 49㎡)의 도시형생활주택으로 건립됐고 최장 20년까지 거주 가능하다. 입주민들은 보증금 1억500만원과 월 3만원의 임대료를 납부하게 된다.

2012년 10월 처음으로 조합원 모집을 시작한 이음채는 인근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최장 20년 동안 살 수 있다는 이유로 모집 당시 24가구 모집에 231가구가 몰리며 9.6대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관심이 집중됐었다.

하지만 사업 추진과정에서 지하 지장물, 주변 공사반대 민원 등으로 조합원 중 절반가량이 이탈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추가 모집절차를 거쳐 입주자 모집 이후 2년만인 지난 9월 조합설립신고를 마치고 입주를 시작하게 됐다.

기존 주택이 완공 후 입주자를 선정하는 방식이라면, 협동조합형 공공주택은 뜻이 맞는 입주자들이 협동조합을 구성해서 계획·시공 단계는 물론, 이름·디자인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자발적 주택관리를 통해 관리비를 최대한 낮추게 된다. 입주민들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다'는 의미를 담아 새 보금자리를 이음채로 명명했다.

이음채의 경우, 협동조합형 공공주택 중에서도 사업 초기부터 육아에 방점을 두고 추진했다. 만3세 미만 자녀를 둔 무주택 가구 24가구를 입주자로 선정했고, 이들의 의견을 반영해 각각의 주거공간 외에 커뮤니티실을 이용한 공동 육아용 보육시설 '이음 채움'도 조성했다. 공동 육아용 보육시설은 조합원간 협의를 거쳐 활용방안을 마련해 내년부터 본격 운영된다.

시는 이음채 육아형 협동조합을 시작으로 △중구 만리동 예술인 협동조합 △서대문구 홍은동 청년 협동조합 △도시재생선도지역내에 청년 봉제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협동조합 공공주택을 추진 중이다.

박 시장은 "우리나라 역사상 첫 번째 공공주택 주거협동조합인 이음채 주민들의 입주를 축하하고 공동육아를 통한 주거공동체 실현에 앞장서주기를 당부드린다"며 "협동조합형 공공임대주택이 전세난 등 서울의 주택문제 해결의 획기적 돌파구가 될 수 있도록 지속 추진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