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기, 車·IT '후퇴'..철강·화학·조선은 '불황'-현대硏

내년 자동차와 IT 산업 경기가 후퇴 국면에 진입하고 철강·화학·조선업은 불황 국면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자동차와 IT 산업은 해외 경쟁기업으로부터 내·외수 시장 점유율 잠식이, 철강과 화학은 전 세계적인 공급 과잉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등이 작성해 23일 발표한 '2015년 산업경기의 7대 특징과 산업전망'에 따르면 내년 한국 제조업은 중국과의 기술 격차 축소 등으로 ‘신(新) 샌드위치’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을 넘어서지 못하고 중국에 추격당하는 ‘샌드위치’ 신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과의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어서다. 한국의 7대 주력품목의 세계수출시장 점유율은 2000년 3.4%에서 2013년 4.7%(추정치)로 소폭 상승했지만 중국은 동기간 2.2%에서 11.7% 급등했다.


엔저에 의한 가격경쟁력 하락으로 수출 경기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거론했다. 지난 20일까지 원/100엔 환율은 평균 1005원이다. 원화는 엔화에 대해서 2011년 평균 1391원 대비 약 38% 절상된 셈이다.

연구원은 2015년 연평균 원/100엔 환율이 950원으로 하락하면 총수출은 5.8%의 감소 압력을 받으며, 900원으로 하락할 경우 8.2%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철강, 유화, 기계, IT 등의 수출 감소 압력이 상대적으로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와 IT 산업이 해외 시장과 국내 시장 모두에서 고전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IT·자동차 산업의 수출이 글로벌 경쟁 기업들의 반격에 부딪힐 수 있고, 내수시장에서도 자동차와 IT 주요 소비재 품목의 수입산 점유율이 급격하게 높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철강, 화학업은 중국발 공급과잉에 직면했다는 지적이다. 철강 산업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이 급상승하고 있는 반면 한국과 일본의 시장점유율은 하락세다.

특히 한국 철강 산업 시정점유율은 2013년을 정점으로 추락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나아가 2015년 철강·유화 산업의 최대 불안요인은 ‘차이나 리스크’가 꼽혔다. 중국 저성장에 따른 수요 부진, 동북아 시장 공급과잉에 따른 채산성 악화가 전망된다.

다만 건설업, 해운업, 기계산업은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업은 부동산 시장 활성화 정책에 따른 민간·건축 부문 경기회복이 예상되고 SOC(사회간접자본) 예산도 늘어나서다.

또 해운업은 세계 경제의 점진적인 개선으로 물동량이 증가하며 회복세에 진입할 것으로 보이며, 기계산업 역시 대내외 설비투자 수요 확대로 생산과 수출이 점진적으로 개선되리란 관측이다.

그러면서 함께 업황 부진을 겪던 양대 수주 산업인 건설업과 조선업의 경기 방향성도 괴리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업은 장기 불황에서 탈출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이나 조선업은 시장의 공급과잉 지속, 중국 조선업의 글로벌 시장잠식 가속 등으로 상당한 어려움이 이어지리란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