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장기간 실질적으로 거래해 온 차명계좌의 실소유주가 계좌에서 돈을 인출한 경우 계좌 명의자가 이의를 제기해도 은행이 변상할 의무는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2부(부장판사 홍이표)는 차명계좌 명의자인 이모씨가 A은행을 상대로 낸 예금채권 반환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씨는 자신 명의인 A은행 계좌에서 부친이 1억5500만원을 인출하자 "명의자의 허락없이 아버지에게 돈을 인출해줬다"며 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그러나 은행 측은 "이씨의 아버지가 해당 계좌에 실제로 돈을 입금하고 도장과 비밀번호 등을 관리해왔다며 실소유주는 부친"이라고 맞섰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이씨의 아버지는 지난 1997년부터 아들과 손자들 명의로 은행계좌를 개설하여 금원을 맡겨왔다"며 "은행 직원들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이씨 부친이 민법에서 정한 채권을 행사할 정당한 권한이 있는 '준점유자'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또 "은행은 이씨 부친이 제시한 도장과 비밀번호를 확인한 뒤 돈을 인출해줬다"며 은행의 과실이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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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실거래한 '차명계좌 실소유주' 인출…은행책임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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