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Q 실적에 쏠린 관심…증권·건설·화학 트로이카 '약진'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3분기 실적 시즌이 마무리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4분기 실적으로 옮아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권과 건설, 화학 업종이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IT업종 일부 종목들의 경우 부진한 성과를 나타낼 것으로 예측했다.


23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87개 기업을 대상으로 4분기 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건설과 석유화학, 증권 등 업종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경쟁업체들의 추격으로 IT업종 영업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 것은 증권업종이다.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 등을 실시한데다 기준금리 하락으로 채권 평가이익이 증가해 확실한 턴어라운드를 실현 중이다.

우리투자증권 (11,160원 ▼180 -1.59%)과 대우증권 (7,150원 ▼140 -1.92%)은 각각 올해 4분기 영업익이 608억원, 66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증권사는 3분기에도 호실적을 달성해 연말까지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 (20,500원 ▼150 -0.7%)은 올 4분기 영업이익이 51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26.4% 늘어날 전망이다.

한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석유·화학업종도 대거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대한유화 (129,600원 ▼3,700 -2.78%), 금호석유 (117,100원 ▼1,100 -0.93%), SK이노베이션, OCI 등은 각각 올해 4분기 영업익이 전년 동기대비 흑자전환한 170억원, 453억원, 917억원, 347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유제품 설비투자에 따른 역내 공급과잉 등으로 3분기말까지 한국 정유사들은 정유부문 대규모 적자를 기록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러나 9월 이후 유가 하락에 따른 구매증가, 동절기 난방유 수요증가 등으로 대중국 정유제품 수출이 다시 활발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사도 점진적으로 실적 개선세를 이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GS건설 (14,410원 ▲140 +0.98%), 현대산업 (8,490원 ▲190 +2.29%), 대림산업 (49,400원 ▼200 -0.40%), 대우건설 등이 전년 동기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허문욱 KB투자증권 연구원은 "9.1 부동산 대책으로 인한 주택시장 회복 기조에 따라 주요 건설사의 분양 공급 증가가 예상된다"며 "2009~2011년 수주했던 중동 저수익 공사들이 종료되면서 향후 안정적 실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아시아나항공 (10,530원 ▼280 -2.59%), 대한항공 (20,250원 ▼300 -1.46%)의 올해 4분기 영업익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흑자전환, 560% 증가할 것으로 보이고 컴투스 (38,450원 ▼200 -0.52%)나 게임빌 (30,050원 ▼800 -2.59%) 등 게임주의 실적 도약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반해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IT전망은 다소 어두운 편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4분기 영업익은 전년 동기대비 42.1% 감소한 4조8132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반도체, 파트론, 루멘스 등의 영업익도 같은 기간 43.4%~68.3% 감소할 전망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기전자 업종 리스크 요인이 현실화되고 있는데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부품업체들은 3분기에도 강도높은 재고조정이 진행돼 실적 악화 국면이 이어졌다"며 "대화면 아이폰이 출시된 이후 국내 업체들이 수세로 몰리며 4분기 마케팅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LED 조명 분야도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인해 가격 경쟁이 심해지는 조짐이 구체화되고 있다"며 "다만 밸류에이션 지표는 역사적 최저치에 도달한만큼 하반기 실적 모멘텀 둔화에도 불구하고 추가 하락 리스크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