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보다 부수법안?' 예산국면 최대쟁점 부수법안 이번주 지정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예산안 처리 시한이 12월2일로 다가온 가운데 올해엔 예산안 자체보다도 예산안 부수 법안 범위를 설정하는 것을 놓고 논란이 더 클 전망이다.

국회는 이번 주 부수법안 설정을 놓고 힘겨루기에 나선다. 올해 '국회선진화법'(국회법 개정안) 시행에 따라 오는 30일까지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 심의를 마치지 못하면 국회의장이 12월1일 예산안과 예산안 부수법안을 본회의에 자동 부의한다.

특히 예산안은 정부안이 자동 부의되지만, 예산부수법안 지정 권한은 국회의장에게 전적으로 있는만큼 어떤 식으로 이를 정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결과적으로 올해에는 예산안 자체보다 예산안 부수법안에 대한 논란이 더 불거질 가능성도 크다는 평가다.

23일 국회 및 여야에 따르면 정의화 국회의장은 24일 오전 여야 원내대표를 만나 세입부수법안 선정을 위한 설명에 나선다. 또 기획재정위원장 등 관련 상임위원장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이번 주 중 예산부수 법안 항목을 지정할 예정이다.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 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세출관련 법안도 예산부수법안"이라며 "세출까지도 합치면 70여개가 된다"고 밝혔다. 주 의장은 "법상으로는 세입부수법안이라고 돼 있지만 우리는 세출까지도 예산부수법안이 넣자는 것"이라며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특히 담뱃값에 지방세뿐만 아니라 국세인 개별소비세까지 포함된만큼 이 역시 예산부수법안이 포함시킬 계획이다.

이에 대해 백재현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 의장은 별도 간담회에서 "새누리당은 세출관련도 자동부의 예산안 부수법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국회법에 보면 자동부의 대상은 예산부수법률이 아니라 세입예산부수법률이라고 명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국회법 85조 3에 따르면 예산 본회의 자동부의란에 보면 '의원 또는 정부가 세입예산 부수법률안 발의 또는 제출하는 경우'로 분명히 세입이라고 돼 있다"며 "새누리당은 세입이란 말을 빼버렸다. 조세소위에서 논의하는 것만이 예산부수법안이지 세출은 부수법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국회법에 따를 경우 담뱃값은 예산부수법안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국회법 85조 3의 4항에 따르면 예산안 부수법안은 '세입예산'으로만 규정돼 있다. 그리고 85조 3의 3항에 따라 같은 이름의 법안을 정리하면 세입관련 법안 10여개로 정해지게 된다.

현재 여당과 야당, 정부가 예산부수법안으로 기재해 발의한 법안은 62개다. 이중 국회예산정책처 및 상임위원장의 의견을 들어 동일 이름의 여러 개정안을 정리하면 10여개 정도로 압축된다.

문제는 여야가 기한내 예산부수법안을 다 처리하지 못할 경우다. 국회법 85조의3에 따라 예산부수법안도 예산안과 함께 부의된다.

여야가 속도를 내겠지만 30일까지 합의를 하지 못할 경우 결론이 나지 않는 첨예한 쟁점 법안이 정 의장의 선택에 의해 자동부의될 수 있다.

정 의장은 올해 처음으로 예산부수법안 상정이라는 이정표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아직까지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여야가 2년전 '국회법 개정안'(국회선진화법) 합의 정신에 따라 오는 30일까지는 여야가 예산부수법안 쟁점에 대해 타결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정 의장은 지난 13일 세법개정안 토론회에서도 "각 상임위가 열심히 토론하고 결의해서 이달 말까지 모든 부수법안을 완성해야 한다"며 "(예산안이) 자동부의됨으로써 일어날 수 있는 여러 부작용이 없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단, 국회법 85조 3의 5항에 따르면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되더라도 이후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여야가 합의할 경우 대안을 상정할 수 있다. 이에따라 정 의장은 여야합의가 안될 경우 우선 자동부의 항목을 미리 지정해두되 여야합의를 종용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