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세종입성' 임박, "혹시 연말 인사가.."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서울 집은 그대로 두고 세종에 월세를 마련했습니다. 당분간 아내와 주말부부로 살아야 할 것 같지만 매일 출퇴근하기도 어렵고 서울 생활을 아예 포기하기도 어려워서 ‘두 집 살림’을 결정했어요”

지난 2년동안 겨울을 앞두고 나온 푸념이 올해도 되풀이된다. 이번엔 세종청사 3단계 이전을 앞둔 부처 공무원들의 입에서 나온다. 이사를 코 앞에 둔 국세청 직원들도 그렇다. 먼 일로만 느껴졌던 이전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이전 준비로 몸은 분주하지만 마음은 싱숭생숭하다.

국세청 본청의 이전은 다음달 12~14일, 19~21일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진다. 한달 뒤인 다음달 22일 ‘국세청 세종시대’를 연다. 2012년 말부터 진행된 중앙행정기관의 세종시 이전 3단계로, 국세청은 국민권익위원회, 소방방재청 등과 함께 이전한다.

다른 중앙부처 직원들처럼 국세청 직원의 최대 걱정거리는 주거 문제다. 일단 상당수가 ‘월세 살이’로 세종 생활을 시작하는 분위기다. 일부 40~50대 관리자급 직원들은 세종시에서 주택 매입이나 전세를 택했다. 자녀 교육에서 자유롭거나 비교적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경우다.

하지만 대부분의 직원은 ‘서울 터전’을 포기하기 쉽지 않다. 맞벌이 가정, 자녀 교육 등 집안 사정이 문제다. 이들이 대안으로 선택한 주거 유형은 ‘원룸 월세’다. 큰 목돈이 필요하지 않고 월 20~45만원 사이에 숙박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교적 방을 빼기 쉽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연말 국세청 내부 인사가 국세청 세종시대를 맞이하는 직원들의 변수로 떠올랐다. 국세청 고위공무원단·부이사관 승진 인사가 다음달 있을 예정인데 서울지방국세청으로 발령이 나면 서울 생활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집을 구하지 않고 당분간 출퇴근을 택한 이들도 적잖다. 본청보다 서울청 근무를 내심 바라는 직원도 상당수라는 후문이다.

실제 본청의 한 직원은 “딸아이 학교와 아내의 직장이 모두 서울에 있어 ‘기러기 아빠’가 될 신세”라며 “연말 인사 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