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신입사원 면접때 군대경력 꼭 묻는 이유는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왼쪽)과 동생 장세욱 유니온스틸 사장(오른쪽)./사진=동국제강

신입사원 입사 면접 때 군대 경력을 꼭 챙겨 묻는 회사가 있다. 바로 철강 60년 외길을 꿋꿋이 걸어온 동국제강 (8,290원 0.00%)이다.

동국제강의 한 사원은 "동기들 대다수에게 군대 경력을 물어본 것으로 안다"며 "제대로 군대를 다녀왔는지 등을 물어 입사 지원자의 국가관과 인성을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사원은 "동기 중에 육군 말년 병장 제대자가 많다"고 덧붙였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창업주인 고(故) 장경호 회장과 고 장상태 회장이 투철한 국가관을 갖고 있었다"며 "특히 장상태 전 회장은 두 아들을 다 장교로 만들었고, 동국제강이 과거에는 ROTC 군 장교 출신을 따로 채용하기도 했었다"고 전했다.

장상태 회장은 슬하에 2남 2녀를 뒀는데, 두 아들 장세주 현 동국제강 회장과 장세욱 유니온스틸 사장이 각각 ROTC(학생군사교육단)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장세주 회장은 1978년 ROTC 중위(연세대학교 14기)로 예편했다. 장 회장은 예편과 동시에 동국제강 기획예산과에 입사한 이후 일본지사, 기획실장, 영업본부장, 인천제강소장 등을 두루 거쳐 사장, 회장에 오르기까지 직급을 한 단계도 거르지 않고 모든 부서를 두루 경험했다.

ROTC는 대학에 재학 중인 우수 학생을 선발, 2년간 군사교육을 하고 졸업 후 지휘관으로 활용하기 위한 제도다. ROTC는 2년 4개월 복무로 국방의 의무를 마치며, 병력을 지휘하면서 리더십과 조직관리에 대해 배울 수 있다.

장 회장보다 9살 어린 동생 장세욱 유니온스틸 사장은 CEO로서 특이하게도 육사 출신이다. 사관학교 출신 등 직업군인 신분의 장교들이 전역 후 경영일선에 나서는 경우는 드문데, 장 사장이 이 같은 경우인 셈이다.

장 사장은 육사 41기생으로 육군 소령으로 예편한 뒤 96년에야 동국제강에 입사했다. 이후 남가주대 MBA를 졸업했다. 장 사장은 "원래는 신문기자가 되고 싶었는데 국가를 위해 일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선친의 권유로 진로를 바꿨다"고 말한 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