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시계'On '방만경영'Off…LH, 첫 부채 5조 감축

- 사업조정 등 경영 정상화 박차
- 3대 국제신평사 신용등급 상향
- 2.5만가구 '행복주택'도 본궤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경기 성남 정자사옥에서 판매목표 달성을 위한 '판매경영계약 체결 및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재영 LH 사장(왼쪽)과 임직원이 총력판매를 다짐하고 있다./사진=한국토지주택공사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통합 출범 5년을 맞아 경영정상화의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연간 판매 목표를 조기 달성한데다 통합 이후 처음으로 금융부채를 5조원 이상 감축한 것.


그만큼 전사적 노력을 통해 안정적 재무기반을 구축, 건실한 기업으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LH는 올해 판매 목표(17조8000억원)를 지난 10월 조기 달성했다. 지난달 말까지 토지와 주택 매각실적은 19조4000억원으로 목표 대비 109%에 달한다.

대금회수는 목표(14조2000억원) 대비 112%인 15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선 163%의 실적을 보인 셈이다.

이 같은 실적은 △판매목표 달성 경영계약 △전직원 비상판매체제 발대식 △판매총괄 워크숍 등 전사적 노력의 결과라는 게 LH의 설명이다. LH는 목표 달성을 위해 기간별 판매실적을 평가했다.


달성 실적의 내부평가 반영비율을 확대하는 등 성과보수체계를 동시에 강화했다. 판매독려를 위해 실시간 판매현황을 LH홈페이지 퀵메뉴에 판매신호등을 마련, 전직원이 공유토록 했다.

그래픽=김지영

◇출범후 첫 금융부채 5조원 줄여…2017년까지 부채 49조원 감축 계획
LH는 통합 출범 5년 만에 처음으로 5조원의 금융부채를 줄이는 성과를 이뤘다. 상반기 결산실적에 따르면 이자를 부담하는 금융부채는 100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105조7000억원)보다 4.7% 이상 감소했다. 올해 금융부채 감축 목표액(104조3000억원)을 이미 달성한 것.

이 같은 부채감축 등에 따라 무디스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국제신용평가기관이 LH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S&P는 LH의 신용평가등급 전망을 기존의 'A＋(안정적)'에서 'A＋(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LH의 신용등급을 A1에서 Aa3로 1단계 올렸다. 이로써 LH는 3대 국제 신용평가기관(무디스·S&P·피치)로부터 한국정부와 동일한 신용등급을 얻게 됐다.

LH는 경영정상화를 위한 방만경영부문 개선과제 20개 항목을 정부가 정한 최종완료 마감일 이전에 모두 이행했다. 이번 개선으로 퇴직금 산정 시 경영평가 성과급 반영이 제외되고 경영상 부득이한 사유가 있어 구조조정할 때 노조의 동의를 받는 조항을 삭제, 근로기준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절차를 이행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LH는 통합 당시 예측한 재무전망 기본안(192조6000억원)보다 49조4000억원을 줄여 2017년까지 부채를 143조2000억원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추진 중이다. 이는 정부가 공기업 경영정상화를 위해 제시한 부채감축 가이드라인(155조4000억원)에 비해 12조2000억원이나 낮은 수치다. 그만큼 목표치를 상향한 것.

이 같은 부채감축 목표달성을 위해 △사업조정 △경영효율화 △자산매각 △총력판매 등 4대 방안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이중 사업조정방안에 따른 사업방식 다각화를 통해 8조8000억원의 부채를 줄일 방침이다.

지난 8월에는 전직원이 금융부채에 대한 위기의식과 경각심을 갖고 경영정상화를 조기에 이루겠다는 의지를 반영해 본사 1층과 사내 인트라넷 메인화면에 '부채시계'를 설치했다. LH 관계자는 "부채시계를 통해 직원들이 기울인 노력으로 부채가 줄어드는 현황을 확인하며 부채축소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기 성남 정자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옥 1층에 마련된 부채시계. LH 금융부채가 일간으로 집계돼 표시(원단위)된다./사진=한국토지주택공사

◇행복주택 본격 '추진'…규제개혁 '선도'
LH는 정책사업 수행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 사업이 행복주택 건설이다. 이를 위해 LH는 올해를 '행복주택사업의 본궤도 안착의 해'로 규정,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이다. LH는 정부 공급목표 2만6000가구 중 2만3000가구를 담당한다.

현재 서울 삼전지구(4505가구)는 사업승인을 받았으며 서울 양원지구 등 1만9315가구는 승인 신청이 완료됐다. 여기에 인천 용마루지구(1500가구) 신청까지 더해지면 올해 목표를 2000가구 초과한 2만5320가구를 공급할 것으로 LH는 내다봤다.

LH는 규제개혁에도 대대적으로 나서고 있다. 공기업으론 처음으로 규제개혁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CEO(최고경영자)가 규제개혁을 직접 챙기는 핫라인을 개설한 것.

이를 통해 LH는 총 163건의 고객불편사항을 발굴, 이중 72건을 중점추진과제로 선정했다. 매년 10%씩 2016년까지 총 규제의 30%를 감축할 예정이며 현재 '토지명의변경 제출서류 간소화' 등 18건의 규제를 개선했다고 LH는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이재영 사장은 중점추진과제가 선언적 구호에만 그치지 말아야 한다며 규제개혁을 속도감있게 추진해 그 효과를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을 독려했다.

이 사장은 "규제는 시대상황이나 트렌드변화에 따라 바뀌어야 하고 그 방향은 국민생활에 도움이 돼야 한다"며 "규제개혁을 위한 선도적 노력은 정상화 개혁과 함께 시너지효과를 유발, LH 경영혁신을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