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中금리인하' 中수출주만 웃었다..왜?

중국이 전격 금리를 인하하면서 글로벌 증시에 훈풍이 불었다. 코스피지수도 상승하며 1980선에 다가섰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3500억원 가까이 사들이고 기관도 매수에 나섰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중국발 훈풍은 예상보다는 강하지 않았다. 화학, 정유, 철강, 자동차 등 중국 수출주들만 대거 급등했을 뿐 내수주들은 오히려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도 하락하는 등 중소형주도 외면을 받았다.


증시 전반으로 상승 분위기가 확산되지 못하고 시장 안에서만 자금이 도는 순환매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다.

24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13.70p(0.70%) 오른 1978.54로 마감했다. 지난 21일 중국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영향이다. 특히 화학, 철강금속, 정유, 조선주 등 중국 수출주들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포스코가 6% 상승했고 LG화학 (381,000원 ▲9,000 +2.42%)도 5.3% 올랐다. 현대중공업 (129,000원 ▲3,700 +2.95%)이 8% 오른 것을 비롯해 고려아연 현대제철, 롯데케미칼 등도 4~5%대 강세를 보였다. SK이노베이션 (109,500원 ▲1,100 +1.01%)과 S-Oil (76,700원 ▼700 -0.90%)은 10~11% 급등하는 등 정유주도 큰 폭으로 올랐다.

반면 내수주 등 다른 업종들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최근 오름폭이 컸던 종목들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한국전력이 3.5% 내렸고 아모레G, 오리온 등은 하락했다. 의류주, 통신주 등도 내림세를 보였고 코스닥지수도 하락 마감했다. 삼성전자도 소폭 내림세로 마감했다.


최근 오른 업종에서 자금이 빠져 나와 이슈가 있는 일부 업종으로 몰리는 순환매 장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증시 전체의 상승 탄력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시장 전반으로 상승 흐름이 퍼지기 보다 일부 업종만 움직이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형주 쪽으로 분위기가 형성되니까 소형주에서 자금이 빠져서 움직이고 있다"며 "글로벌 이슈가 있다고 국내 증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한 번에 바뀌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중국, 유럽 중앙은행의 경기 부양 기조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유동성 확대 기대가 유지되며 단기 강세흐름은 기대할 수 있지만 미국 정책 기조 변화는 상승 발목을 잡을 요인으로 지적된다. 지난 2012년 중국이 금리를 인하하고 글로벌 양적완화 흐름이 이어지던 상황과는 달라졌다는 것이다.

박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12년은 미국이 3차 양적완화를 실시하며 방점을 찍어줬다면 지금은 오히려 미국의 금리인상을 기다리고 있는 시점"이라며 "유동성 확장은 제한되고 달러화가 상대적 강세를 유지하기 쉬운 구도"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시장도 단기 강세가 예상되지만 2030선 이상의 레벨에서는 여전히 부담이 존재한다는 시각이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유럽이 양적완화로 돈을 풀었는데도 기업이익이나 펀더멘탈이 좋아졌냐를 생각하면 중국이 기준금리를 낮추는 것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것 같다"며 "투자자들의 학습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배당효과, 미국 소비 이벤트 등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저점을 다지며 상승하는 모습은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조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절정은 지났고 연말 소비 기대감을 감안하면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개선될 여지가 있다"며 "중국 금리인하 이벤트로 화학, 기계 등 소외된 업종으로 온기가 확산되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