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글 美 국방장관 사임…사실상 경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우측)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사진=블룸버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척 헤이글 미국 국방부장관의 사임을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스테이트 다이닝 룸에서 헤이글 장관이 사임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헤이글 장관과 조셉 바이든 부통령 등이 함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헤이글 장관이 지난달 쯤 그와 접촉했으며 오바마 행정부의 남은 2년 임기 동안 국방부 수장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후 헤이글 장관이 물러나는 것이 현 시점에서 적절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오바마 대통령은 설명했다.

헤이글 장관은 베트남 전쟁 참전 군인 출신으로 공화당 상원의원을 지냈다. 공화당 인사로는 유일하게 초당적 인사에 힘입어 2013년 들어선 오바마 행정부 2기에 참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헤이글 장관이 입각한 이후 미국이 중대한 변화의 시기에 진입했다며 아프가니스탄의 미군 철수, 미래의 임무 수행을 위한 강력한 군대 양성, 국방예산 감축에 따른 미군 재편 등을 함께 겪었다고 소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헤이글 장관의 후임자가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지만 상원의 후임자 인준 전까지는 그의 장관직이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헤이글 장관의 후임자로는 미셸 플루노이 전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 잭 리드 로드아일랜드 상원의원(민주당), 애슈턴 카터 미국 전 국방부 부장관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헤이글 장관은 자신의 사임이 오바마 대통령과의 합의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지만 행정부 관리들은 이를 사실상 경질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헤이글 장관은 이슬람 급진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 대응 전략을 둘러싸고 백악관 외교안보팀과 이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헤이글 장관은 또 오바마 대통령의 백악관 측근들과 의사 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하며 내부 회의에선 침묵하며 소외된 적도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최근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대 시리아 전략에 대해 의구심을 담은 그의 메모가 공개돼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헤이글 장관의 사임은 오바마 대통령의 측근이자 헤이글 장관의 비서실장이었던 마크 리퍼트가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한 이후 일어난 일이다.

이날 지하디스트 계정의 웹사이트와 트위터에는 IS 지지자들이 헤이글 장관에 대해 승리를 거뒀다는 메시지를 올렸다. 이들은 미군이 주도하는 IS 격퇴전 연합군에 대한 자신들의 승리로 헤이글 장관이 경질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