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채권자협, 금융위·금감원 상대 손배소 제기

동양그룹 사태로 피해를 입은 개인투자자들이 17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피해 최소화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동양그룹 사태 피해자 단체가 처음으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다. 감사원의 감사로 금융당국에 대한 동양사태에대한 책임이 일부분 인정된 만큼 재판부가 이같은 주장을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25일 동양채권자협의회는 동양사태 피해자 415명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원고 1인당 100만원을 배상할 것을 요구하며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동양채권자협의회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동양사태 발생 전인 2008년부터 동양증권이 판매하는 투기등급인 동양그룹 관련 회사채 및 CP(기업어음)의 불완전판매 정황을 확인하는 등 그룹사차원에서 이뤄진 동양증권 개인고객 상대 사기행위를 막을 기회가 수 차례 있었음에도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이에 대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피해자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힌 책임이 있다”면서 두 기관의 배상책임을 지적했다.

동양채권자협의회는 이어 “이 소송은 법에서 정한 관리 감독 의무를 해태해 동양사태에 중대한 책임이 있음에도 이를 회피하는 금융당국에 대해 그 책임을 묻고 사회정의에 대한 국가의 직접적 책임을 환기시키는 중요한 의미가 있는 소송”이라고 강조했다.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정률의 김학성·이지호 변호사는 “법률적으로 청구금액은 피해자들이 입은 실질적인 피해금액 전부이지만 현재 진행되는 증권관련집단소송 등을 감안해 우선 청구금액의 일부인 원고 1인당 100만원원을 청구하고 향후 재판의 진행상황에 따라 청구금액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감사원이 지난 7월 14일 공개한 '기업어음ㆍ회사채 등 시장성 차입금 관리감독실태' 감사결과에 의하면 금융감독원이 회사채 불완전판매 행위에 대한 지도와 검사업무를 게을리한 탓에 동양사태의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금융위원회 역시 동양증권 계열사 부당지원 실태와 투자자 피해 가능성 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고 2008년 '금융투자업규정' 제정과정에서 계열사 지원금지 규정을 삭제하는 등 관련 업무처리를 부적절하게 처리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번 소송은 지난해 9월 30일 동양사태가 벌어진 뒤 피해자단체가 금융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첫 국가 상대 손배소송인데다 감사원의 기관감사 결과가 나온 뒤여서 피해배상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현재 동양채권자협의회는 이번 국가 상대 손배소에 앞서 동양 증권과 현재현 회장 등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진행 중이다. 동양채권자협의회는 또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 (2,740원 ▲20 +0.74%)) 직원 개개인에 대한 형사고소를 준비 중이라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