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넘는 돈이 모두…" 텔레뱅킹 절차 어떻길래

자신이 모르는 사이 1억원이 넘는 거액이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돈이 유출된 통로인 텔레뱅킹의 보안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5일 농협 중앙회에 따르면 텔레뱅킹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본인이 자신의 신분증과 통장을 가지고 창구를 방문해 텔레뱅킹 신청서 양식을 작성해야 한다.


창구에서 양식을 작성 후 자금이체 비밀번호를 설정하고 텔레뱅킹 전용 전화번호를 지정하면 보안카드 혹은 OTP(One Time Password)카드를 발급받게 된다. 텔레뱅킹은 본인이 지정한 번호를 가진 휴대전화 혹은 유선전화 단말기를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다.

텔레뱅킹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계좌번호 △계좌 비밀번호 △자금이체 비밀번호 △보안카드 번호 △주민등록번호 △고객전화 번호 등 6가지 정보가 필요하다.

우선 보안카드에 적혀있는 텔레뱅킹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면 음성을 통해 계좌이체, 잔액조회, 입출금조회 등 서비스 코드가 안내된다.


원하는 서비스의 번호를 선택한 후 음성안내에 따라 주민번호, 본인 계좌번호, 계좌 비밀번호, 자금이체 비밀번호, 보안카드 혹은 OTP 비밀번호 등을 차례로 입력한 후 이체할 계좌번호와 금액을 입력하면 텔레뱅킹을 통한 계좌이체가 완료된다.

텔레뱅킹을 이용하려면 위와 같이 여러 단계의 보안장치와 개인정보 확인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본인 모르게 제 3자가 텔레뱅킹으로 돈을 빼간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농협 관계자는 "주민번호나 계좌번호 등 개인정보를 해킹을 통해 알아낸다 해도 개인이 소지하고 있는 보안카드 비밀번호를 추가로 입력해야 한다"며 "또한 지정된 전화번호로만 텔레뱅킹을 이용할 수 있다. 본인이 사용하는 전화를 타인이 도용하거나 보안카드 유출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제 3자가 돈을 빼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보안카드는 4자리로 된 35개의 비밀번호로 이뤄진다. 이 중 임의로 선택된 번호 4자리를 입력해야 텔레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보안카드 비밀번호 조합은 수 천가지가 넘어 개인의 보안카드가 직접 유출되지 않고서야 타인이 이를 알아내기는 어렵다는 것이 농협 측의 설명이다.

농협 관계자는 "농협 측 역시 다음 달부터 '이상거래 탐지 시스템'을 시행하는 등 보안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며 "안전하게 텔레뱅킹을 이용하려면 보안카드를 사진으로 찍어 컴퓨터나 모바일 등에 저장해서는 안 되고, 보안카드보다 안전한 OTP 카드를 이용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