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삼성 4개사 인수로 화학분야 2위로 수직상승

머니투데이

홍정표 기자

한화그룹이 삼성그룹의 삼성종합화학을 비롯한 삼성토탈 등 석유화학 계열사와 방위사업체인 삼성테크윈을 사들이기로 함에 따라 단숨에 국내 화학 업계 중 LG화학에 이어 2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삼성과 한화 및 IB 업계에 따르면 삼성테크윈과 탈레스는 ㈜한화 (26,100원 ▼150 -0.57%)가, 석유화학부문인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은 한화케미칼과 한화에너지가 공동으로 인수하기로 했다.

매각 대상은 삼성그룹 계열사와 이건희 회장 일가가 보유한 이들 계열사 4곳의 지분으로 매각가가 2조원을 상회한다. 다만, 삼성SDI 등 전자부품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삼성정밀화학의 경우 이번 거래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과 한화 고위 관계자는 매각협상에 대한 질문에 "오늘 이사회 등을 거쳐 공식 발표할 예정이며, 발표 시간은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과 한화 양측은 최근 이번 거래와 관련한 대부분의 합의를 마쳤으며, 거래 주체인 양측 계열사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이번 지분 매각안건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그룹차원에서 매각과 관련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실사와 본 계약 등 추후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이번 매각으로 전자부문과 금융서비스, 건설 플랜트 등으로 재편할 방침이다.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은 정리한다는 것이다.

삼성은 올해 옛 제일모직 석유화학사업부분을 삼성SDI에 합병하고, 삼성종합화학이 삼성석유화학을 합병하는 등 석유화학 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삼성의 화학부문 계열사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유가 하락과 중국발 공급 과잉에 시달리며 실적 악화에 시달렸다.

한화 역시 한화첨단소재(구 한화 L&C)의 건재, 드림파마 등 제약부문 매각으로 비주력 자회사를 정리하고 화학 등 주력 자회사의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경쟁력 강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번 거래로 방산부문과 화학부문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효과를 볼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이번 인수합병으로 화학 분야 매출이 약 20조원 정도로 늘게 돼 롯데케미칼을 제치고 단숨에 업계 2위에 오르게 되며, 방위산업도 분야에서도 화약 분야를 넘어 항공기 엔진, 군수 무기 체계 등도 아우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