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환기구 1318개, '안전 미흡'

서울시내 한 환풍구. 모서리가 변형돼 있다.

지난 10월 발생한 판교 환기구 붕괴사고 이후 서울시가 시내 전체 환기구를 점검한 결과, 전체의 7%인 1318개가 관리상태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10월 23일~11월 17일까지 자치구, 건축, 토목, 전기, 기계, 소방분야 등의 민간전문가가 참여한 가운데 특별안전전검을 실시한 결과 전체 1만8862개 중 1318개가 보수 및 보강이 필요하다고 26일 밝혔다.


지하철·공동구·지하도상가 등 공공기반시설 부속 환기구가 2809개(15%)였고, 공동주택 등 일반건축물 부속 환기구가 1만6053개(85%)로 대다수였다.

점검 결과 관리상태가 미흡해 보수와 보강이 필요한 환기구는 전체의 7%인 1318개였다. 이들 환기구는 덮개의 걸침턱이 손상되거나 덮개가 훼손되는 등 관리상태가 취약해 지지력이 불안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덮개 걸침턱 일부 손상(121개, 전체의 0.6%) △덮개 훼손 및 변형(666개, 3.5%) △지지구조물의 마감재 훼손 또는 접근 차단시설 미흡 등(531개, 2.8%)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내 한 환기구. 걸침턱 폭이 5cm 미만이라 지지력이 약하다.

덮개 걸침턱의 경우 콘크리트 부분이 균열돼 있거나 걸침턱의 폭이 5cm 이하로 부족해 문제로 지적됐다. 덮개 횡단 폭이 2m가 넘어 중앙 부분의 지지력이 취약한 경우도 있었다.


덮개 훼손은 덮개를 구성하는 긴 철재날개가 45도로 경사지게 설치돼 지지력이 취약한 경우가 있었다. 덮개 모서리가 훼손되거나 연결돼 있는 철물이 탈락해 보수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공공기반시설 부속 환기구는 총 2809개 중 721개(25.7%)에서 지적사항이 나왔다. 덮개 걸침턱이 부분적으로 손상된 경우가 84개, 덮개가 훼손 및 변형된 경우가 598개, 지지구조물 마감재 훼손 등 나머지 경우가 39개였다.

보도 위에 설치된 환기구는 2045개로 주로 지하철 부속시설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이들 환기구의 대부분(1855개, 91%)이 500kg중/㎡의 지지력을 갖추도록 설계돼 보행안전엔 별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일반건축물 환기구의 경우 1만6053개 중 597개(3.7%)가 보수·보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로상이 아닌 녹지대나 건물 벽체에 붙여 설치하고 있어 접근 차단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시는 보행자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거나 즉시 조치가 가능한 시설을 내달까지 보수 및 보강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내년도 시 예산에 환기구 관리 예산 30억 원을 확보된 상태다.

민간시설의 경우 시설물 관리주체에 즉시 시정조치토록 하고, 보완조치에 상당기간이 소요되는 시설은 내년 상반기까지 보수·보강을 완료할 예정이다.

아울러 시는 민간·공공시설 환기구 설치 및 관리기준도 마련한다. 지난 7일 국토교통부가 제정한 가이드라인을 참고해 내년 4월까지 서울시 자체 환기구 설치·관리기준을 마련해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