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피해 중학생, 가해 학생과 '쌍방 징계'… 이유는?

머니투데이

이슈팀 김종훈 기자

실루엣./ 사진=머니투데이DB

학기 초부터 수개월 동안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한 중학생이 자신을 괴롭힌 학생과 함께 징계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학생이 괴롭힘을 참다 못해 가해 학생을 때렸다는 것이 이유였다.

지난 25일 한 매체는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한 중학교 교내 학교폭력 대책위가 최근 왕따 피해 학생 김모군(14)에게 교내 봉사 3일, 김군을 따돌린 학생에게 교내 봉사 5일의 징계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군은 지난 3월부터 줄곧 반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군의 책상 위에 'XX'과 같은 욕설과 함께 '죽어라' 등의 문구를 써놓거나, 비 오는 날 김군의 교과서와 노트가 젖도록 창밖에 놔두는 등 괴롭힘은 날로 심해졌다. 결국 김군은 지난달 자신을 가장 괴롭힌 학생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려 징계를 받았다.

이에 김군의 어머니는 괴롭힘에 저항했다는 이유로 김군이 가해 학생으로 변했다며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학교는 26일 "사건과 관련해 취재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일제히 공분했다.

네이버 사용자 mihexxxx는 "대책위가 어떤 자격으로 꾸려지는지 궁금하다"며 "앞뒤 자르고 결과만 따지는 위원회들, 학생들의 미래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지금 현실을 되짚어 봐야 한다"고 토로했다. 다른 사용자 ccomxxxx는 "저렇게 쌍방 징계 내리면 왕따는 계속 늘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사용자 daddxxxx는 "학교가 문제인 세상에 우리 아이들을 전쟁터로 보내는 것 같다"며 "힘 없고 어린 아이를 교육 제도 속에 넣고 마음 졸이는 부모 마음이 이해가 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반론보도문]
본 신문은 지난해 11월26일자 사회면에 "왕따 피해 중학생, 가해 학생과 '쌍방징계' ..이유는?"이라는 제목으로 한 중학교 학교폭력대책위원회가 왕따 피해학생에게도 가해학생을 때렸다는 이유로 함께 징계를 내렸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관련 법령 및 내부 규정에 의거하여 정당한 절차에 따라 심의하였고, 학생들 간의 원만한 분쟁 해결 및 폭력예방을 위해 당사자 모두에게 심리상담 및 교내봉사를 결정한 것이며, 위 가해학생에 대한 처분은 경기도 학교폭력대책지역위원회의 재심 결과, 정당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