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정보통합관리 기관 놓고 거래소-금투협 '신경전'

국고채통합정보시스템 운영관리 사업자 선정을 놓고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가 막판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고채통합정보시스템 운영기관 선정은 다수 기관에 분산돼 관리되고 있는 국고채 정보를 한 곳으로 통합해 정확성과 신속성, 효율성을 높인다는 취지에서 추진되고 있다.

김희천 기획재정부 국채과장은 27일 "한국은행,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등 다수 기관에 분산 관리되고 있는 국고채 정보를 내년부터 통합 제공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현재 연구용역이 마무리된 상태로 별도 선정위원회를 통해 운영관리사업자를 선정하게 된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구체적인 진행 절차와 일정을 밝히지 않았지만 오는 28일 최종 프리젠테이션(PT)이 진행된 뒤 사업자가 선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해 말 경제장관회의에서 '국고채 시장 관리 및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국고채통합정보시스템 구축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구체적인 시스템 구축 및 활용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 국고채 거래정보, 발행, 외국인 등 기관별 투자 및 보유 현황 등의 정보는 관련 기관들이 나눠서 관리하고 있다. 국고채 정보가 분산되다 보니 실시간으로 채권 거래 현황이나 투자자별 투자 및 보유 현황 등을 알지 못해 시장 관리가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국고채 관련 정보가 각 기관별로 흩어져 있어 정보를 한눈에 파악하기 쉽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었다"며 "통합정보시스템이 구축되면 거래량, 거래금액, 발행정보, 유통정보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거래소와 금투협은 국고채통합정보시스템 운용기관 자리를 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두 기관은 오는 28일 진행될 최종 서류 심사 및 경쟁 PT를 앞두고 마지막 점검에 돌입했다. 연초 유력 후보로 거래소에 무게가 실렸으나 금투협, 한국예탁결제원 등 채권 유관기관들이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해 기재부는 12명의 위원들로 구성된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PT를 통해 사업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다만 예탁원은 사업성을 내부 검토한 결과 사업자 선정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거래소는 설립 시기인 1956년부터 오랜 기간 국고채 관련 업무를 가장 비중 있게 맡아왔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국고채 장내거래와 관련한 서비스는 거래소가 담당하고 있는데 지난 10월 기준 64.7%의 국고채 거래가 장내에서 일어나 비중이 크다. 뿐만 아니라 국채선물 거래와 관련한 고유의 정보관리 노하우가 있다는 주장이다. 거래소 채권시장부의 한 관계자는 "국고채와 관련해 전문성을 가지고 오랜기간 관리해온 경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협회의 경우 국고채뿐만 아니라 채권시장 전반의 장외거래 정보 취급에 대한 경험을 경쟁력으로 꼽고 있다. 크레딧물을 포함한 전체 채권거래 중 장외거래 비중은 76.6%로 압도적이다. 장외거래의 경우 금투협이 주축이 돼 정보를 통합 관리해 왔다.

금투협은 현재 운영하는 채권정보센터의 노하우를 살려 국고채통합정보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6개월마다 채권 거래실적과 인수실적 등을 감안해 가격발견 능력이 검증된 증권사 등을 최종호가수익률 보고회사로 선정하는 등 증권사, 채권평가사 등 업계 유관기관들과 업무 노하우가 많다.

국고채통합정보시스템 운영기관으로 선정되는 것은 경제적 실익보다는 중추기관으로서의 '상직적' 의미가 크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채권시장에서 주요 업무를 진행하는 기관이라는 맥락에서 기관 '위상'의 문제"라며 "국고채 관련 정보를 취합해 관리 할 수 있는 권한 또한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