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수능 어떻게 바뀔까… 당정청 "출제 시스템 변경 추진"

당정청이 25일 오전 서울 시내 모처에서 협의를 열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 방식의 변경을 추진키로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교육부가 어떤 방향으로 수능을 개편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교육당국은 교육계 일각에서 주장하는 '절대평가' 방식 도입 등을 포함해 수능 체질 개선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당정청의 이날 협의에는 당에서 주호영 정책위의장과 김성태 국회 국토교통위 간사, 강석훈 정책위 부의장, 정부에서 추경호 국무조정실장, 청와대에서 안종범 경제수석비서관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도 지난 25일 국무회의에서 "현재의 수능 출제 방식을 재검토해 원래 수능을 시작한 근본 취지, 수능을 왜 시작했는지 하는 취지가 바르게 실천되도록 재검토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근본적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도 이날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내년에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여러 가지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황 교육부 장관이 "시험 제도를 완전히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현 수능 체제의 큰 골격은 그대로 유지할 것을 시사했다.


우선 교육부는 늦어도 다음 달 내로 '수능 출제 및 운영 체제 개선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기존 수능 출제가 특정 학맥에 따라 좌우된다는 지적에 따라 위원장을 외부인사로 선임하고, 위원은 교육계 인사와 함께 법조인 등 비교육계 인사도 참여시킨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도 이런 비판을 의식해 올해 수능의 경우 동일 학부 출신을 50% 이하로 한다는 규정을 특정대학 출신 비율을 20% 가량으로 낮춘 바 있다.

고등학교 교사 참여 비율도 꾸준히 문제로 지적된 만큼 당장 내년 수능 출제부터 이 규모가 얼마나 확대될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특히 출제위원은 교수, 검토위원은 교사로 구성돼 문항을 직접 만든 교수가 이를 검토하는 교사의 이의제기를 묵살하기 쉬운 구조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수능과 EBS교재·강의의 70% 연계정책 축소 여부도 위원회의 테이블에 올라갈 전망이다. 교육당국이 지난해와 올해 출제오류로 모두 인정한 문항이 EBS교재에서 나올 정도로 부실한데다 일선 학교 현장에서도 EBS교재로 수업하는 등의 파행이 빚어지기 때문이다.

또 EBS교재에 대해 교육당국이 무려 15단계의 검증과정을 거쳐도 문항 오류 조차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다는 것은 수능 출제오류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예전부터 EBS 교재에 오류에 대한 항의가 빗발치자 검증이 강화됐는데도 여전히 오류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며 "오류가 있는 문제를 평가원이 한 번 더 비틀어 문항을 출제해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위원회가 구성되면 절대평가 방식 도입을 포함해 모든 방안을 염두에 두고 수능 체제 개편 논의에 착수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위원회가 내놓은 방안은 내년 3월 발표하는 2016학년도 수능 기본계획 반영될 예정"이라면서 "이르면 내년 6월 모의평가부터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