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준모 "'영웅' 여세몰아 강남에 '4:33 밸리' 조성"

권준모 네시삼십삼분 의장/사진제공=네시삼십삼분

최근 가장 화제의 모바일게임사를 꼽으라면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네시삼십삼분(이하 4:33)이다. 지난 4월 출시한 '블레이드'로 9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데 이어 최근 출시한 '영웅'은 블레이드 이상의 매출 증가 속도를 보이고 있다.

내년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4:33은 야심찬 계획을 밝혔다. '10개 게임을 10개 국가에서 성공시키고, 10개 개발사를 상장시킨다'는 내용의 '10X10X10' 계획이다. 아직 상장도 하지 않은 IT업체로서 상상하기 쉽지 않은 스케일이다.


이 같은 청사진은 4:33의 수장인 권준모 의장의 머리에서 비롯됐다. 넥슨 대표, 한국게임산업협회(현 K-IDEA) 회장 등을 역임한 권 의장은 4:33을 창업할 당시부터 단순한 게임사가 아닌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꿈꿨고 그의 목표는 하나씩 현실이 돼가고 있다.

◇강남에 '4:33 밸리' 조성

"설립 철학과 관련 있다. 상생과 생태계에 관심이 많다. 소유가 아니라 흐름에 관심이 있다. 지배가 아니라 공유에 관심이 있다. 폐쇄가 아니라 개방에 관심 있고 다운로드 수가 아니라 업로드에 관심 있다."


권 의장은 조금의 수익을 더 올리는 것보다는 큰 판을 짜는 데 관심이 더 많은 인물이다. 일각에서는 4:33이 매출에 비해 영업이익이 높지 않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4:33은 흔들리지 않고 '콜라보레이션(협력)'의 중요성을 내세우며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늘려나가고 있다. 단순 개발사와 퍼블리셔(유통사)의 관계가 아닌 협력 관계를 중요시하며, 직접 투자에 나선 개발사만도 벌써 10여 곳이다.

최근에는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는 개발사를 4:33 본사인 강남구 삼성동에 불러 모으고 있다. 이미 5곳의 개발사가 본사 주변으로 이전을 확정했다. IT업계에서는 4:33과 파트너사가 몰려들고 있는 해당 거리를 '4:33 밸리'라고 부르고 있다.

◇라인-텐센트, 든든한 글로벌 지원군

지난 10일에는 텐센트와 라인으로부터 1300억 원 투자를 유치하는 등 글로벌 IT업계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텐센트는 글로벌 메신저 '위챗'을 보유하고 있기에 글로벌에 도전하는 4:33으로서는 동남아와 일본의 '라인'을 비롯해 아시아 시장을 진출할 수 있는 든든한 지원군을 확보한 셈이다.

권 의장은 "글로벌 진출에 필요한 우방, 친구를 얻었다"며 "일본은 현재 가장 큰 시장이고 중국은 가장 큰 시장이 될 국가로써 두 시장에 강력한 파트너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시아 모바일게임 시장이 전 세계의 3분의2가 될 것"이라며 "한국 드라마나 영화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까지도 아시아 전역에서 통하는 것처럼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아시아 시장에서는 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8월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진행된 콜라보레이션 전시회/사진제공=네시삼십삼분

◇발칙한 도전은 계속된다

4:33이 출시하는 게임은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다. 4:33의 정체성을 잘 설명해주는 게임 중 하나는 '회색도시' 시리즈다. 현재 2편까지 제작된 회색도시는 영화와 모바일게임의 경계를 넘나드는 게임이다.

지난 8월에는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월간 윤종신'과 함께 콜라보레이션 전시회를 개최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가수 윤종신씨는 '회색도시'를 모티브로 한 노래도 발표했다.

권 의장은 "누군가 발칙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해야 모바일게임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며 "우리는 콘텐츠 회사이자 문화 회사이기 때문에 그런 정신을 잃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검증된 장르의 모바일게임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며 "안전하다고 생각한 길이 가장 위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