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운용 펀드매니저, 중국·베트남 간 사연은

메리츠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들이 최근 중국을 비롯해 대만과 베트남 등 동남아 기업탐방에 나서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인 '메리츠코리아 펀드'만 집중적으로 운용하겠다고 밝힌 메리츠운용의 이같은 행보는 세계적인 관점에서 한국 주식을 바라보고 투자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뤄졌다.

존 리 메리츠운용 대표는 "펀드를 운용하면서 해외 경쟁기업들의 동향과 전망들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며 "장기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말 취임한 리 대표와 메리츠코리아 펀드의 운용을 맡은 권오진 전무는 장기투자 철학을 실천해나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메리츠자산운용의 매매회전율은 지난 1분기 포트폴리오 전면 교체로 222%를 기록한 이후 2분기에는 48%로 눈에 띄게 감소했다. 지난해 2분기 매매회전율 422%의 10분의 1 수준이다.


지난 9월초 기준으로 메리츠코리아 펀드의 포트폴리오에는 아모레G(2.87%)가 가장 많이 담겨져 있다. SK C&C(2.82%), CJ(2.76%), 호텔신라(2.6%), 글로비스(2.48%), 리바트(2.4%), 동원F&B(2.34%), 바이오스페이스(2.31%), 오뚜기(2.24%), 한국콜마홀딩스(2.16%)도 2%대 비중으로 포함돼 있다. 메리츠운용 주식운용팀은 지난 2분기에 펀드가 보유중인 기업들의 중국 현지법인과 경쟁기업, 대만의 정보통신기업들을 방문한 데 이어 3분기에는 베트남 현지법인과 경쟁기업과 중국 현지기업을 다시 방문했다.

베트남에서는 삼성전자 현지법인과 삼성전자의 휴대폰 부품공급사, 베트남 정보통신기업인 FPT를 방문했다. 베트남 방문은 지난 2분기 중국기업 샤오미가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을 추월한 가운데 동남아 스마트폰 시장의 변화를 점검해보기 위해 이뤄졌다. 메리츠운용 주식운용팀은 이번 방문을 통해 "삼성전자가 베트남 전체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했음을 확인했다"며 "현재 진행중인 베트남 2공장 건설이 완공될 경우 베트남에서의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능력이 지금보다 2배 이상 늘어난 2억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베트남에서의 생산능력 확충이 심화되는 경쟁구도와 낮은 판매량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오리온의 경쟁사인 베트남 제과기업 킨도도 방문했다. 메리츠코리아 펀드에는 오리온을 1.73% 담겨 있다. 메리츠운용 주식운용팀은 베트남의 인구가 한국보다 2배나 많지만 제과시장 규모가 현저히 작아 향후 국민소득 증가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분석했다. 또 오리온을 비롯한 외국기업들과 킨도와 같은 베트남 대표기업들이 경쟁속에서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시장구조라는 점도 확인했다.

중국에서는 화장품 기업, 호텔레저, 은행, 부동산기업 및 부동산 연구기관 등을 방문했다. 아모레G의 향후 전망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중국 화장품 기업과 시장을 이해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지난 5월에 이어 화장품 기업인 상하이자화를 재차 방문했다. 또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차이나반케와 부동산 리서치 연구기관인 차이나인덱스아카데미, 건설은행, 중국은행 등도 다시 찾았다. 이번 방문을 통해 메리츠운용 주식운용팀은 중국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 금융시장에까지 번질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을 내놨다.


리 대표는 "중국 부동산시장의 붕괴여부는 중국 금융시장에 큰 위험이 되는 변수로 이는 중국 수출 비중이 30%나 되는 한국 주식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중국과 관련된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중국 거시경제 분석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으로 메리츠코리아 1[주식]종류A의 연초이후 수익률은 14.35%로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 -3.33%를 크게 웃돌고 있다. 설정액은 2660억원으로 이 중 2433억원이 올해 들어온 자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