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더준 '아이폰6 대란' 형사처벌 강경책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정부가 '아이폰6 대란' 관련해 이동통신 3사와 관련 임원을 형사고발하기로 결정한 것은 불법 지원금(보조금)을 근절하기 위한 의지가 반영됐다. 과징금과 과태료가 수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여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7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을 위반해 단말기 지원금을 지급한 이동통신 3사와 유통점 등을 제재하기로 의결했다.

특히 이동통신 3사와 영업담당 임원을 형사고발하기로 했다. 정부가 단말기 지원금 관련해 이동통신사와 임원을 고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가 형사고발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은 불법 지원금을 근절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정부는 단통법까지 마련하면서 불법 지원금을 뿌리 뽑으려고 했으나 시행 한달만에 불법 지원금 지급이 발생하면서 단호해질 수밖에 없었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법을 철저히 준수함으로서 다시는 이런 상황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 달라고 이동통신 3사에 강력히 요청했다. 또 "이번 제재가 단통법이 성공적으로 정착돼 이용자 차별이 완화되고 건전한 통신시장 질서가 형서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방통위 조사에 따르면 44개 조사대상 유통점 중 34개 유통점에서 총 540건의 단통법 위반 사례가 발견됐다. 공시 지원금을 초과해 지급한 금액은 평균 27만2000원으로 이동통신 3사가 지원한 불법 지원금 총액은 1억5000만원에도 못미친다. 위반율도 과거보다 높지 않다고 위반한 유통점도 많지 않다.

오남석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은 "위반률도 높지 않고 위반 유통점도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불법 지원금을 근절하겠다는 정부 의지 표현으로 단통법을 만들었음에도 한달만에 이런 사태가 생긴 것에 대해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동통신사와 유통점에 부과할 과징금과 과태료가 아이폰6 대란이라는 별명에 비해 적은 것도 방통위가 형사고발이라는 카드를 꺼낸 이유다.

이번 조사기간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단 3일에 불과하고 위반건수는 540건에 불과하다. 기간이 3일로 짧기 때문에 이동통신사들에 부과할 과징금도 많아야 수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유통점에 대한 과태료 역시 1000만원 미만으로 적다.

오 국장은 "위법 기간이 매우 짧기 때문에 과징금을 많이 줄 수 있는 방법도 없기 때문에 특별한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