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론'…소프트웨어 교육으로 푼다

인문계 전공자를 선발해 소프트웨어 인력으로 키워내는 삼성·LG 등 대기업의 인력육성모델이 중견중소기업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마이다스아이티 등 경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에 있는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을 중심으로 인문계 전공자를 선발해 교육시키는 방안이 논의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인문계 전공자에 주목하고 나선 것은 삼성전자, 삼성SDS, LG CNS 등에서 시도한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등의 교육 프로그램이 성공리에 정착했다고 판단에서다. '인구론'('인문계 졸업생의 90%는 논다'를 줄인 약어)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공대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문계 졸업자들이 취업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 것이다.

삼성전자, 삼성SDS는 지난해부터 매년 각각 100명, 200명의 인문계 전공자를 선발해 6개월간 SCSA(Samsung Convergence Software Academy) 교육과정을 거쳐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양성하고 있다.

SCSA 교육과정에서는 6개월 동안 대학의 컴퓨터공학 전공 수업시간에 준하는 960시간의 집중교육이 이뤄진다. 5개월 간 기본·심화·실전 등 3단계로 이론 수업을 수강한 뒤 1개월간 실전 프로젝트 활동에 참여하고, 마지막 한 달은 팀을 구성해 프로젝트를 완수해 평가받는 방식이다.

/사진제공=삼성 블로그

LG CNS도 매년 신입 사원을 대상으로 총 4개월간 시스템엔지니어 양성교육 'VCC'(Value Creation Course)를 운영하고 있다.


LG CNS 관계자는 "창립 초기부터 전공불문으로 신입사원을 선발하고 있다"며 "기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IT서비스 기업이다 보니, 고객의 업무를 파악하는데 꼭 전산전공자만 근무할 필요는 없다는 취지에서 천문학·인문학·사회과학 관계없이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중소기업 인사담당자는 "공대 출신 인재들이 고객사를 상대하거나 팀으로 협업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인문계 전공자들과 함께 일하면서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중견중소기업이 양성한 인재가 대기업 등으로 이탈하지 않겠냐며 방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삼성·LG 등 대기업도 급여·교육비용에 대한 부담이 높아 중도이탈자에게 교육비용 반환을 청구할 정도인데 중견중소기업이 이를 감당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교육과정을 준비하고 있는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규모가 크진 않아도 나름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는 기업들인데 매년 신입채용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참여기업수를 늘려 중소기업에서 인재를 양성하고 지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